소비경기 낙관어렵다…8.31대책 영향 조짐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서비스업활동동향'은 소비경기가 표면적으로는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아직은 낙관하기 어렵다는점을 드러냈다. 서비스업 전체 성장률이 둔화됐을 뿐아니라 건자재 도매거래와 부동산업 부문이상대적으로 위축되는 등 8.31 부동산대책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식점업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듯한 모습이지만 소매업은 여전히 제로수준의 성장률에 머물고 있다. ◇ 주춤하는 소비경기 서비스업의 종합지표인 서비스업활동지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4.7%가 늘어나8월의 5.9%, 9월의 5.5%에 비해 성장률이 둔화됐다. 통계청은 교육서비스업이 1.2%가 줄어들어 4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체서비스업 성장률을 0.3%포인트 깍아내렸다고 분석했다. 교육서비스업 위축은 학원서비스업이 8.9%나 줄어 1년전인 작년 10월(-15.3%)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데다 대학교들도 신입생 확보를 위한 홍보선전비를 마련하느라 경상비 지출을 감축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문권순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서비스업 증가율이 주춤했지만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도매업 증가율이 1.4%에 머물러 지난 4월(0.5%)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는 점이다. 도매업 증가율은 5월 4.0%, 6월 3.1%, 7월 2.3%, 8월 4.9%, 9월 5.0% 등으로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유지했었다. 도매업이 둔화된 것은 철근을 비롯한 1차 금속제품과 건축자재 등의 거래량이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8.31대책의 영향으로 도매업자들이 건축자재 등의 거래를 유보하고 있기때문으로 분석됐다. 부동산업 증가율이 10월에 3.6%에 머물러 7월 8.3%, 8월 9.1%, 9월 12.8%에 비해 둔화된 것도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보인다. ◇ 음식점업 상승세 유지 음식점업이 10월에 3.2%가 늘어나 전월의 0.2%에 비해 증가율이 확대된 것은 긍정적인 신호에 해당된다. 음식점업은 밑바닥 소비경기의 바로미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음식점은 감소세를 지속하다가 9월에 간신히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향후 증가세지속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그러나 음식점업의 증가세가 계속 확대될지 여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 작년의 경우 추석이 9월말이어서 명절 직후에는 외식을 자제하는데 따른 위축효과가 10월에 나타났던 만큼 올해 같은 달에는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게 나타나는착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보험업(12.9%), 보건.사회복지사업(7.8%), 운수업(5.2%), 통신업(4.1%),오락.문화.운동서비스업(4.0%) 등도 탄탄한 흐름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들 분야의 상당수가 고용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에서 고용확대→소득증가→소비확대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복원해줄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 전문가들 "소비 회복세 아직 불안" 전문가들은 소비 회복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그 강도가 아직 미약한 것으로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회복세가 당초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면서 "고용으로 잘 연결되지 않는 금융보험은 좋지만 도소매 등의 증가세가 미약해 낙관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위원은 "회복세가 확대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부동산.임대업의 경우는 부동산 경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말했다. 그러나 박 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소비경기는 기저효과에 주로 좌우되고 있다"며 "11∼12월 소비시장 성장세는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작년 동월 대비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소비심리 조정이 마무리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 소비시장은기저효과 이상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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