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정상안압도 걸릴 수 있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가장 불편을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시력이다. 그런데 건강진단 과정에서는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눈 질환에 대한 검진은 소홀히 하는 실정이다. 눈 검사를 하더라도 고작 시력검사에 그친다. 이런 가운데 평소 안압 및 시신경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건진센터는 최근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안압과 안저촬영(시신경 이상 여부를 알아내는 검사)으로 녹내장 의심 판정을 받은 54명을 정밀검진 한 결과 21명이 녹내장으로 확진 받았다”고 밝혔다. 특이 점은 21명 중 20명이 평소 안압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정상안압 녹내장`이었다는 것이다. 박기호(02-760-3172) 교수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40세 이상이라면 1년에 한번은 안압검사와 시신경검사를 동시에 받아 녹내장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병ㆍ근시 등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면 다른 사람보다 더 자주 검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으로 실명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한번 손상된 신경은 회복되지 않으며 발생빈도가 높아 누구나 걸릴 수 있다”며 “초기에도 아무런 증상이 없으나 증상을 느껴 안과를 찾으면 이미 치료자체가 힘든 단계”라고 말했다.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발견, 잘 관리하면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막을 수 있다. ◇녹내장 백내장ㆍ황반변성(망막 한가운데의 초점이 맺히는 부분인 황반부에 여러 변화가 일어나는 병)과 함께 실명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3대 안과 질환. 시신경이 손상되어 점점 시야가 좁아지다가 결국 시력을 잃는다. 국내에만 약 100만명 정도가 녹내장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실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20만~30만명에 불과하다. 이는 보건당국과 환자들의 인식 부족 때문. 그나마 치료를 받고 있어도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진행단계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흔해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