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까지 수익률 게임, 냄비장세 재연

■ 또 폭락… 증시 왜 이러나
작년 급등따른 조정치곤 정도 너무 심해
개인 단기매매 코스닥 변동성 훨씬 커
"기관 증시안정성 높이고 개인 노후대비 투자자세를"



기관까지 수익률 게임, 냄비장세 재연 ■ 또 폭락… 증시 왜 이러나작년 급등따른 조정치곤 정도 너무 심해개인 단기매매 코스닥 변동성 훨씬 커"기관 증시안정성 높이고 개인 노후대비 투자자세를"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관련기사 • "또 폭락!" 증시 도대체 왜 이러나 • 선물·옵션시장 '대박' 속출 • 한국증시 기관 덫에 걸리나 ‘여전히 투기시장인가.’ 한국 증시가 올들어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면서 한국 증시의 고질적 병폐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투자문화가 성숙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냉ㆍ온탕을 오가는 냄비장세가 재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조차 “지난해 세계 증시에서 한국 증시가 가장 많이 오르고 특별한 조정을 받지 않아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고 말한다. 여전히 로또복권을 사듯 주식시장에서 대박을 노리다 보니 투자심리도 주변 상황에 따라 급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또 중장기 투자문화 정착을 유도해야 할 기관들이 ‘수익률 게임’에만 집착하면서 변동성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의 안정성을 높여야 할 기관이 오히려 주식을 매도하면서 불안장세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층층이 쌓인 매물, 조그마한 변수에도 불안 증폭=지난해 코스닥지수는 81% 올라 세계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도 52%로 세계 4번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증시는 이렇다 할 조정을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조정장이 오면서 지수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매물소화’ 과정일 수 있다. 하지만 올들어 나타나고 있는 급격한 주가 변동성은 그 정도가 심하다. 특히 단기에 올랐다가 단기에 빠지고 하루 동안에도 몇 번씩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최근의 증시 모습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투자심리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수대마다 매물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가 나타나면 잠재해 있던 매물이 일시에 몰리며 주가가 급락한다.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거나 미국 증시가 상승 마감하는 등의 호재성 재료가 나오면 매물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증시는 반등하게 된다. 요체는 시장의 펀더멘털이 아니라 투자심리라는 설명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정장이라고는 하지만 투자심리가 한번에 완전히 냉각되는 것이 아니라 그날그날 시장 분위기에 따라 급변하게 된다”며 “최근의 급등락은 조정 없이 상승한 당연한 후유증”이라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 시장인 코스닥이 변동성 훨씬 커=코스닥시장이 유가증권시장보다 변동성이 큰 것은 성장주 시장이라는 특성에서 비롯된다. 성장주는 미래의 꿈이 주가로 나타나기 때문에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만큼 일시에 거품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끝없이 오를 것만 같던 바이오주가 황우석 쇼크 한방에 급전직하한 게 좋은 사례다. 여기에는 높은 투자 리스크를 감수하고 덤벼드는 단기매매 위주의 개인투자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비중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이 18%, 코스닥시장이 56%에 달한다. 이들 중에는 지난 2000년 코스닥 열풍 때 투자를 했던 사람들도 상당수 남아 있다. 이 초기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지난해 코스닥 주가가 오른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직도 투자자금의 대부분을 잃은 사람들이 원본 회복을 위해 대박을 노리고 참여하는 상황에서 주가 급등락은 어쩔 수 없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중소형주가 최고의 상승률을 보인 것도 이 같은 대박에의 도전정신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은 2000년 이후 시가총액 50위 밖의 중소형주 시가총액 비중이 20~30%선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2002년 42%를 저점으로 오르기 시작해 현재 2000년 버블 때와 비슷한 68%까지 상승했다. 중소형주와 테마주들이 시장을 좌우하면서 급등락을 주도한 게 최근 코스닥시장의 모습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증시의 흐름을 잡아줄 곳은 기관이었는데 기관이 올들어 팔자로 일관하면서 시장이 너무 가벼워졌다”며 “코스닥시장이 패자부활전의 성격을 바꾸지 않는 한 급등락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관, 증시 안정성 높이고 개인, 투매 자제해야=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가 급등락을 건전한 증시 발전을 가로막는 해악으로 규정하며 매매주체들이 투자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기관들이 보여준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기관은 이번 급락장에서 증시 안정성을 높이기보다는 수익률 지키기에 급급해 패닉성 매물을 내놓으며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개인들도 투매를 자제하고 펀더멘털에 근거해 장기 투자하는 자세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영익 대신증권 상무는 “주가 변동성 문제는 결국 기관이 우리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꾸준히 주식 보유를 늘려가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투자자들도 증시가 더 이상 투기가 아니라 노후를 대비하는 투자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2/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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