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 정상회담] 180도 달라진 金위원장

긍정적 성과 도출 기대
"내가 환자도 아닌데…" 건강 이상설 유머로 부정
두 정상 공식환영행사 때보다 가까워진 모습 연출

[2007 남북 정상회담] 180도 달라진 金위원장 긍정적 성과 도출 기대"내가 환자도 아닌데…" 건강 이상설 유머로 부정두 정상 공식환영행사 때보다 가까워진 모습 연출 남북공동취재단ㆍ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2007년 정상회담 이틀째인 3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모습은 전날과는 달리 눈에 띄게 밝아졌고, 회담에도 적극적이고 거침없는 발언을 구사하는 등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정상회담에 앞서 담소를 나눴던 두 정상은 2일 공식환영 행사 때보다는 훨씬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오후 회담 모두발언에서는 노 대통령에게 평양 체류를 하루 더 연장해 회담을 진행하자고 깜짝 제안하는 등 김 위원장 특유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다. 분위기가 바뀌면서 두 정상은 기념식수 등의 일정까지 순연 시켜가면서 오전에 이어 오후까지 회담은 이어졌고, 결국 노 대통령이 "만족스럽다"는 발언이 나올 정도로 소기의 성과를 도출하기에 이르기도 했다. 실제 전날 김 위원장은 다분히 사무적이었다. 4ㆍ25문화광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예고 없이 직접 맞이하는 연출은 했지만 김 위원장은 시종일관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고 첫 만남에서의 포옹도 없었고 악수도 덤덤했다. 때문에 그 배경을 놓고 분분한 추측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김 위원장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유머를 적절히 이용하는 김 위원장의 화법도 다시 등장했다.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오전 회담 첫머리에 노 대통령이 "어제 평양에 도착했을 때 평양 시민들이 나와서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아주 성대히 맞아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특히 위원장께서 직접 나오셨었죠. 감사합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마주 앉은 노 대통령과 오른쪽에 자리한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내가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 없지요"라고 답해 회담장에 잔잔한 웃음이 일었다. 자신에 대한 외부의 건강 이상설을 유머를 통해 부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과의 가벼운 담소에서도 김 위원장은 줄곧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수시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짓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노 대통령과도 약 20㎝ 정도로 가까워 졌고 이 때문에 노 대통령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오른손이 노 대통령의 왼쪽 소매 옷깃을 스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정상회담에 앞서 사진촬영을 할 때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가운데에 서기를 사양하는 바람에 한번은 노 대통령이, 또 한 번은 김 위원장이 중앙에 위치하기로 하고 권양숙 여사를 비롯해 양측 배석자들과 두 차례 사진을 찍기도 했다.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한층 가까워진 모습은 곳곳에서 잡혔다. 두 정상은 기념촬영에 이어 노 대통령이 준비해온 선물 중 대형 병풍을 김 위원장에게 설명했고 김 위원장은 병풍을 직접 만져보기도 하며 관심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은 미소와 손짓으로 무엇인가를 얘기하는 장면은 계속됐다. 본격적인 회담이 시작됐을 때도 김 위원장의 부드러운 모습은 이어졌다. TV 화면을 통해 공개된 회담 시작 장면에 김 위원장은 양쪽 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채 자신의 양손을 잡고 때때로 어깨가 가볍게 들썩일 정도로 고개를 끄덕여 가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노 대통령도 미소와 함께 두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하며 차분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오전에 이어 오후 회담에서는 "체류를 하루 연장하는 게 어떻겠냐"면서까지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보여준 변화는 2차 회담에서 소기의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었다"며 "현재 실무급에서 오늘 두 정상간 합의한 내용을 기초로 공동성명서를 만들고 있는데, 평가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0/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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