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누구나 소유할 수 있다' 김율희 AAF 한국지사장 인터뷰

"서울, 동북아 미술시장 테스트베드로 적격"


"中 시장 규모 크지만 자국 작가 중심
日 원전사태 후유증 못 벗어나 한계
韓 성장세 가팔라 AAF 개최도시 선정"


50만~1,000만원짜리 작품 선별
국내외 80개 갤러리 2,000여점 선봬
9월 10일~13일까지 DDP서 열려


"한국 미술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해 '어포더블아트페어(AAF)' 열네 번째 개최 도시를 서울로 선정했습니다. 서울을 '동북아시아 테스트베드' 삼아 아시아 시장 비중을 늘려갈 것입니다. 국제적인 거래 시장인 홍콩에서 올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한국에서 첫해 20억원, 오는 2017년 40억원을 예상할 정도로 본사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김율희(사진) AAF 한국지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진출 계획과 포부를 밝혔다. 서울은 세계에서 열네 번째, 아시아에서는 홍콩·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로 AAF가 열리는 도시다.

그는 "한국 갤러리는 일본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고 실제로 판매도 활발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더 적합하다"며 "동북아 최대 규모지만 자국 작가 중심인 중국이나 아직 원전 사태의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한 일본보다 한국 미술 시장이 더 유망하다는 것이 회사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99년 영국에서 설립된 AAF는 '미술작품은 누구나 소유할 수 있다'는 모토로 50만원~1,000만원 내외의 '살 수 있을 만한(affordable)' 작품을 선별해 내놓는 예술품 시장이다. 행사장의 모든 작품에는 가격이 표시돼 있고 구입 후에는 포장 서비스를 제공해 바로 들고 갈 수 있다. AAF는 지난해까지 런던·뉴욕·암스테르담·밀라노·홍콩·토론토 등 13개 도시에서 매년 17회의 아트페어를 개최했다. 지난 16년간 판매한 작품 수가 40만여점, 4,000억원 규모에 누적 방문객도 1,600만명을 넘겼다.

이번 'AAF 서울 2015'는 9월10~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터 1~2관(약 2,000여평)에서 진행된다. 미화랑·박영덕갤러리·선화랑 등 국내외 갤러리 80곳에서 애니시 커푸어, 마크 퀸, 구본창 등의 작품 2,000여점을 선보인다.

김 지사장이 꼽는 아트페어의 최대 장점은 바로 현장에서 선별된 그림을 접하고 직접 큐레이터에게 자문할 수 있다는 것. "그림을 보는 눈을 키우려면 우선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각 갤러리가 선별해 내놓은 작품이 모인 아트페어야말로 안목을 높일 좋은 기회입니다. 작가의 성장을 돕는 갤러리로부터 작품의 소장처·작업계획·평판 등에 대한 정보를 듣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대중적인 아트페어답게 그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이 준비됐다. 먼저 해설사(도슨트)와 함께 갤러리를 순회하고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는 '갤러리 스피드 데이팅'이 매일 오후 한 번씩 진행된다. 또 젊은 작가와 대화할 수 있는 '아트 토크 콘서트', 집이나 사무실에 그림을 어떻게 배치하면 좋은지 모델하우스처럼 보여주는 '아트 100×메종', 아이들이 미술 체험을 할 수 있는 '어린이 아트 스튜디오' 등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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