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이 닷새째로 접어든 17일 운송거부와 운송방해 행위가 강도를 더해가면서 부산항 신선대터미널의 화물처리가 거의 중단되는 등 전국 주요 항만의 기능이 마비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출입 화물의 경우 평시보다 주말에 몰리는 특성을 감안하면 이번주 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항은 이날 군 트레일러 투입 등 비상대책 가동으로 화물 반출입량과 컨테이너 차량 운행률이 전날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컨테이너 부두의 장치율은 정상적인 화물처리가 어려운 87%를 옷돌아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부산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부산항의 전체 화물 반출입량은 컨테이너 1만900여개로 평소 하루평균 반출입량(3만1,924개)의 34%를 기록, 전날보다 3%포인트 줄었다. 부두 장치율도 전날보다 높은 87.1%에 달해 위험 수준에 처해 있다. 최대 장치능력을 보유한 신선대터미널의 장치율이 90.6%로 사실상 화물처리가 불가능해졌고 감만 BGCT(99%), 감만 BICT(93.5%) 등 대부분 컨테이너 부두의 장치율이 한계상황에 달했다. 이시원 부산해양항만청 상황반장은 “수출입 화물이 몰리는 이번주 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선박을 장치율이 51%로 상대적으로 높은 부산신항으로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항의 경우 화물연대의 운송방해 행위가 산발적으로 이뤄지면서 항내 및 외곽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발생했으나 비상대책 강구로 화물 반출입량과 장치율이 전날에 비해 다소 나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천항의 화물 장치율은 이날 오후 72.5%를 기록하고 있으며 화물 반출입도 컨테이너 912개를 처리, 전날 같은 시간대인 279개보다 634개를 더 처리했다. 평택항은 화물차량 운행률이 7%로 컨테이너 반출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위기에 처해 있다. 평택항만청에 따르면 평택항 운행차량(트레일러·카캐리어·일반화물차) 1,577대 중 이날 정오 현재 운행차량은 110대(6.9%)에 그쳤다.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평소 1,387개이지만 이날 83개만 이뤄져 반출입 비율은 5.9%에 불과했다.국제여객터미널 야적장의 장치율은 이미 100%를 넘어 포화 상태다. 한편 수도권 수출입 화물 종합터미널인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는 화물수송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의왕기지 관리회사인 경인ICD에 따르면 화물운송 작전에 투입된 군 장병들이 이날 트레일러 40대를 동원, 화물운송에 나서는 등 고육책으로 일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