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DMB '운전 방해꾼'
화면 보느라 주의 산만…사고 가능성 높아정통-건교부 '운전중 시청 금지법' 마련키로
최광기자 chk0112@sed.co.kr
운전 도우미 내비게이션에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기능이 부착되면서 오히려 안전운전을 위협하는 방해꾼이 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운전 중 DMB를 시청할 경우 운전자의 주의가 산만해지면서 사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초보 운전자들은 음성안내만으로는 길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전방보다는 내비게이션 화면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내비게이션과 DMB의 결합은 운전자에게는 길을 안내하고 동승자에게는 무료함을 달래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상적인 결합’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운전자가 방송을 시청할 경우에는 환상적인 결합이 ‘잘못된 만남’으로 돌변한다. 방송이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기 때문에 전방을 주시하기 어려워 사고 위험이 높아질 뿐 아니라 차량흐름을 방해하기 쉽다.
이에 따라 내비게이션업체들도 운전중에는 차량용 TV수신 장치의 화면이 나오지 않도록 센서를 부착하고 있지만 정비소에 가면 이 센서를 손쉽게 해제할 수 있다. 특히 영세 업체들의 경우 내비게이션 출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아예 센서를 달지 않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내비게이션 화면이 작고 지도도 자세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교차로 등 도로상황이 복잡한 곳에서 운전자가 길안내를
받으려면 화면에 온갖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따라서 도로 상황에 대한 주의를 분산시키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운전 중 TV 시청을 금지하는 법률도 없어 경찰에서는 단속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한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운전 중 TV시청은 휴대폰 사용만큼이나 위험하다”며 “운전 중 TV를 시청하는 것을 휴대폰 사용으로 간주해 단속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보통신부도 운전 중 TV시청을 단속할 수 있게끔 도로교통법을 개정하기 위해 건설교통부 및 경찰청과 협의 중이다.
내비게이션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제품을 사용할 때 운전 중 TV시청은 위험하다는 경고성 안내를 하고 있지만 운전자가 못 보게 할 대책은 없다”며 “운전자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위해 TV시청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교차로 안내화면을 보다 크고 알아보기 쉽게 바꿔 운전자의 시선을 오래 빼앗지 않도록 개선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6/02/09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