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11월로 늦춰지나"… 속타는 증권사

시스템 점검 탓 지연 가능성 커
상품 출시 등 영업차질 불가피

27일 시행할 것으로 점쳐졌던 후강퉁이 다음달 초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업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후강퉁 시행 예상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당국의 명확한 발표가 없어 증권사들이 영업 활동에 차질을 겪고 있다. 후강퉁이란 홍콩과 상하이증시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것으로 그간 업계에서는 27일 시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애초 중국 당국이 후강퉁 시행 시기에 대해 '10월 국경절 연휴 이후 어느 월요일'이라고 밝힘에 따라 국경절 직후 월요일이었던 13일 후강퉁이 시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 시행이 불발되면서 이달 20~23일 열린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8기 4중전회)가 끝난 뒤 발표할 것으로 예상해 27일이 유력시됐지만 다음달 초로 미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강퉁이 이달 시행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은 올해 4월 리커창 총리가 후강퉁 시점을 6개월 후로 예상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정부가 정확한 시행일을 언급한 적이 없었던 만큼 이달 후강퉁이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중국 상하이거래소에 이번주에 후강퉁 관련 시스템의 안정성을 점검한다는 내용이 공시됐는데 점검 기간이 20~24일이어서 점검 직후 바로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강퉁이 이달 시행될 것으로 판단해 준비를 진행해오던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상품 판매 시점을 늦추고 있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 부장은 "중국의 저평가 주식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랩 상품을 비롯해 후강퉁 관련 상품 라인업 정비가 완료됐지만 불가피하게 출시를 미뤘다"며 "투자 적정 시점을 놓치는 건 아닐지 걱정"이라고 귀띔했다.

업계는 이달 시행을 대비해 작업을 어느 정도 완료한 만큼 시행이 미뤄져도 큰 문제는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5일 업계 최초로 '상하이A주식 상장편람'을 발간했고 다수 증권사가 고객들에게 후강퉁 관련 정보나 종목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업무를 준비 중이다. 특히 동양에서 이름을 바꿔 단 유안타증권은 현지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종목을 분석한 자료를 투자자들이 받아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직 조세제도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아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 팀장은 "중국 본토 투자시 구체적인 과세 기준이 없어 모호한 상황"이라며 "후강퉁이 당장 시행되더라도 투자자들이 당분간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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