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도부의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하는 가운데 위원장 자리와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국대의원대회 시기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대위원장 자리에 누가 적격인가라는 것을 놓고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지난 3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영선 원내대표를 대표 권한 대행으로 정한 뒤 권한대행이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당헌 부칙 조항을 변경했다. 박 권한대행이 앞으로 초·재선, 중진 의원 등을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기로 한 것도 위원장과 전대 시기, 비대위의 구성 방식 등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비대위원장 누구?=가장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박영선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본인이다. 그러나 9월 정기 국회가 코 앞인 상황에서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비대위원장에 대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박영선 원내대표"라면서 "다만 원내대표가 원내 일에 충실해야 하는데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맡게 되면 당의 일까지 한 사람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효율적일까 그런 고민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박 권한대행의 경우 비대위원장에 나설 경우 각 계파 간 견제가 시작되고 비대위 활동 성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부담스러워 한다는 얘기도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전대를 위한 당 조직 구성 등만을 담당하는 관리형 비대위원장 선출과 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당의 수술을 집도할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데려올 경우 무차별적인 혁신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에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반대 의견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대시기와 당권경쟁=당내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쟁점은 전대 시기다. 현재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표 궐위시 2개월 이내에 전대를 열어 당 대표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일 비대위가 2개월 안에 전대를 치르기로 할 경우 친노의 좌장인 문재인 의원과 당내 조직력이 가장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정세균 의원 측이 유리해진다. 다만 비대위가 각 지역별 지역위원회와 대의원을 선출해야 하고 조만간 9월 정기 국회가 열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9월 말까지 전대를 치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전대를 치르자는 의견도 다수다. 비대위가 당헌당규를 개정하면 전대 시기를 늦출 수 있고 전대 시기가 늦어질수록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김동철· 전병헌·박지원 의원 등에게 한층 유리해질 수 있다. 당의 한 재선의원은 "비대위원장이 결정돼도 비대위원을 어떻게 구성하고 전대 시기를 결론 내는 게 가장 어려울 수 있다"며 "차기 전대는 친노계의 문 의원과 두 번이나 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의원, 새롭게 당권 도전에 나서는 인물들 간의 싸움인 만큼 비대위가 자칫 각 계파 간의 수 싸움에 놀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