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Q&A] 공실률 10%인 노후 빌딩, 매각하려면

가격 낮추거나 개보수해 건물가치 높여야

정호진 빌딩경영플래너 대표

Q=1992년에 준공된 연면적 2,000㎡의 빌딩을 매각하려고 인근 중개업소에 내놨는데 1년째 문의조차 없습니다. 공실은 10%정도이며, 만실일 경우 임대수익률은 5%정도 됩니다. 현재 건물관리는 1층의 한 임차인이 맡고 있으며 임대료 50만원을 인하해주는 조건으로 임대료 독촉과 빈 사무실 안내 등을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45억 원을 준다는 사람이 있어도 안 팔았었는데, 지금은 자금 사정도 좋지 않고 건물이 낡아서 보수비용도 많이 들 것 같아서 빨리 매각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42억 원이면 매각의사가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계속 기다려야만 하는지 궁금합니다.

A=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년이 지나면서 부동산 경기가 조금 회복되기는 했으나 빌딩매매 시장에는 2010년부터 적체된 매물이 많은 실정입니다. 작년부터 매수 희망자는 많이 늘었으나 실제 매매는 급매나 특별한 조건이 맞는 경우에만 간간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노후되고 공실이 많거나 현재 수익률이 좋지 않은 빌딩의 경우에는 매매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매각을 위해 두 가지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현 상태 그대로 매각을 하는 방안입니다. 이 방안은 현 상태의 위험이 있는 그대로 매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 할인이 필요합니다. 할인 가격은 빌딩의 매수 희망자가 비용과 노력을 들이는 정도를 반영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따라서 희망하는 매각가에서 10%의 공실에 대한 일정 기간의 임대수입 손실분(무상 임대기간 포함)과 중개수수료, 노후된 시설의 보수비용 등의 기회비용을 차감하여 가격을 책정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현 상태를 개선한 후 매각하는 방안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외관이나 공용계단, 화장실 등을 보수하고 내외부 사인물의 개선, 기존 임차인과의 재협상 등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개선 후에는 공실 해소와 기존 임차인에 대한 임대조건 및 임대료의 상향조정을 통해 수익률을 상승시켜 빌딩의 매매가치를 높이는 방안입니다. 일정 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빌딩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빌딩의 가격은 비용, 사례, 수익 3가지의 방법으로 책정되지만 최근처럼 경기가 침체되었을 때에는 비용접근방법(토지와 건물가격의 합으로 책정)의 가격이 가장 높게 산정됩니다. 하지만 매수자는 대개 수익률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임대료를 높이고 빌딩관리 비용을 절감하여 임대소득을 상승시키는 방법이 매각가치를 높이는 최선의 방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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