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 호소환자 31%가 레이노병

손발이 찬 수족냉증 환자의 31% 정도가 `레이노병`을 앓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레이노병이란 추위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돼 손이나 발이 하얗거나 파랗게 변하고, 저림ㆍ가려움증ㆍ통증이 동반되는 증상으로 아직까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가톨릭의대 최환석 교수팀은 올 1~7월 손과 발의 감각이상을 호소하면서 추위에 민감하다고 응답한 환자 510명을 대상으로 레이노병 여부를 조사한 결과 160명(31.4%)이 `레이노병`으로 진단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 남성보다 여성 유병률이 2.3배 가량 높았으며 가족력과 스트레스 등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들의 레이노병은 평균 24세에 발병, 14년여 동안 질병이 지속됐으나 대부분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 교수는 “손가락이 추위에 민감하면서 색깔이 흰색이나 푸른색으로 변하면 레이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평소 손발의 감각이상이나 수족냉증이 있다면 다른 질병의 2차적 증상일 수 있어 전문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레이노병의 치료는 대부분 혈관확장제 등 약물을 통해 조절한다. 약을 수년간 복용하면 증상이 현저히 줄어든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정도가 가벼워진다. 아주 심하다면 선택적으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과거에는 주로 교감신경절제술을 시도했지만 이 방법은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수술 범위가 넓은데다 여러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기 때문에 요즘은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송관규(류머티스내과) 교수는 “겨울에 외출할 때는 장갑을 반드시 끼고 따뜻하게 옷을 입어 손이나 발이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집안에서 세수나 설거지를 할 때 더운 물을 사용, 레이노 현상의 발생을 미리 막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배를 끊고 손이나 다리에 생긴 외상은 즉시 치료하는 게 좋다. 이런 노력으로도 막을 수 없다면 혈관확장제를 장기 복용하고 원인질환을 찾아 치료한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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