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아파트 등 주택거래가 크게 늘면서 법원경매 물건도 대폭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량이 올해 들어 매달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경매 물건 역시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31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4분기 서울·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경매진행 건수는 3,711건으로 지난해 4·4분기 4,661건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최근 3~4년 동안 가장 낮은 기록이다. 아울러 지난해 1·4분기(5,811건)와 비교해서는 36%가량 감소했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 건수 감소에 힘입어 전국 전체 법원경매 건수도 크게 줄고 있다.
1·4분기 기준으로 2014년에는 전체 법원경매 물건 수가 5만2,810건이었으나 올 1·4분기에는 3만9,891건으로 4만건 이하로 떨어졌다. 분기 기준으로 전국 전체 법원경매 물건 수가 4만건 이하로 떨어진 것도 근래 들어 처음이다.
아파트 등 법원경매 물건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기존 주택거래가 늘고 있는 것이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 아파트와 유사한 거래량 증감세를 보이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 30일까지 올해 1·4분기 거래량은 2만7,619건으로 지난해 동기 2만2,856건보다 5,000건 이상 늘었다. 실제로 2월 서울과 인천·경기의 주택매매 거래량은 거래량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2월 거래량 중 최대치라고 국토교통부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악성 물건들이 넘어오는 곳이 법원 경매장"이라며 "결국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져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채권자들이 굳이 경매로 넘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거래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진행건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특히 경매가 예정된 물건이 취하되는 사례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 역시 법원경매 물건 감소에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이자 부담이 준 것도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회복세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법원경매 물건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경매 낙찰경쟁이 최근 들어 심해지고 있는데 이 이면에는 줄어드는 물건도 한 이유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장은 "경매시장은 적어도 3·4분기까지는 치열한 경합을 보일 것"이라며 "저가낙찰이 어려워진 만큼 당분간은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