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로봇 ‘필레’(Philae)가 배터리 방전으로 ‘대기모드’(idle mode)에 들어갔다고 유럽우주국(ESA)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ESA가 운영하는 ‘로제타 블로그’는 이날 ‘우리의 탐사로봇이 잠들었다’란 게시물에서 “협정세계시(UTC) 기준 0시36분(한국시간 오전 9시36분)께 필레와 교신이 끊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필레는 대기모드에서 모든 측정기구와 시스템 대부분이 정지되며 지금부터는 태양광을 받아 충분히 충전되기 전까지는 교신이 불가능하다.
필레가 착륙한 지점은 혜성의 하루(자전주기) 12시간 중 1시간30분 정도만 햇볕이 들기 때문에 충분히 충전이 이뤄질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ESA는 보고 있다.
앞서 ESA는 그늘에 자리잡은 필레가 태양광을 좀 더 잘 받을 수 있도록 몸체를 35도 회전시켰다.
다만 필레의 책임자인 ESA 스테판 울라멕 박사는 “필레가 작동 정지 전 수집한 데이터를 모두 전송했다”며 “어려운 상황에도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BBC는 필레가 현재까지 보내온 데이터만으로도 애초 기대했던 1차 연구 목표의 80%가량을 성취한 것이라고 전했다.
탐사로봇 필레는 UTC 기준 12일 오후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성공적으로 착륙했으나 그늘에 자리 잡는 바람에 방전 우려가 제기돼왔다.
현재 혜성을 따라 날고 있는 필레의 모선 로제타 탐사선은 UTC 기준 1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8시)께 다시 필레가 있는 지평선에 등장해 필레와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ESA는 혜성이 현재 태양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수개월 안에 필레가 충전돼 연결이 복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