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혈포'는 총알 구멍이 6개인 권총을 뜻하는 말로 은행털이범으로 변한 할머니들을 가리킨다. 누가 할머니들에게 '육혈포'를 들게 했는가?
837만원. 8년간 모았다. 세 할머니가 합심해 하루 종일 공장에서 김치를 절이고, 오토바이 수리에 도둑질까지 하며 번 돈이었다. 악착같이 돈을 번 이유는 다름아닌'하와이 여행'. 하지만 돈이 입금되기 직전에 강도들에게 뺏겼다. 이에 할머니들은 직접 은행 강도로 변해 빼앗긴 돈을 되찾으려 한다.
'마파도'를 연상시키는 포스터에 예쁜 여배우도 없고, 화려한 볼거리도 없는 영화 '육혈포 강도단'은 결론부터 말하면 '마파도'보다 재밌고, '7급 공무원'보다 리듬감이 있으며 세 할머니의 눈물겨운 우정은 '델마와 루이스' 못지 않다.
영화의 강점은 세 할머니가 연신 웃음을 주지만 극은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나문희가 극의 중심을 잡는 가운데 김수미의 애드립이 관객을 흔들면 김혜옥의 능청맞은 연기가 리듬감을 주는 식이다. 특히'노년 일자리 및 거주환경','노인 대상 사기'등 우리 사회 소외 계층인 노인 세대를 앞세워 만든 에피소드들은 웃음 속에 뼈를 심어 놓았다. 오랜만에 등장한 웃음과 감동이 조화된 작품이 한국 영화 가뭄인 요즘 극장가에 기대작으로 손 꼽히는 이유다. 1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