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6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중 선거는 중가평가가 아닌 이미지평가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데 대해 "이번 지방선거는 분명히 참여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지방선거에서 불리해 질 것 같으니까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형식을 띤 지방선거의 취지를 교묘하게 퇴색시키려 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은 더 이상 선거에 신경쓰지 말고 국정에만 전념하라"고 촉구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이 지방선거에서 꼭 이기려고 하다보니 선거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라면서 "정치를 잘못해 놓고도 선거에서는 이기고 싶으니까 `임기중 선거 안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임기중 선거가 몇번 있던지 그것이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어떤) 관계가 있느냐"면서 "노 대통령은 앞으로 선거가 아닌 서민경제 살리기에 전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은 한마디로 `중간평가를 받기 싫다'는 것과 같다"면서 "지방선거에 자신이 없는 정부.여당이 아무리 중간평가가 아니라고 부인을 해도 표를 찍는 국민은 중간평가로 생각하고 판단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엄호성(嚴虎聲) 전략기획본부장은 "노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중간평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렇게 자기 희망대로 될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말했다.
노 대통령이 "5년 임기가 긴 것 같다. 임기중간의 잦은 선거로 국정이 끊임없이 흔들린다"고 발언한데 대한 비판론도 줄을 이었다.
이와함께 한나라당은 이 발언을 사실상 조기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간주,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하면서 참여정부내 개헌논의 불가입장을밝혔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 불일치와 그에 따른 각종 부작용으로 인한 개헌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의 개헌논의는 정략적으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차기 정권에서 개헌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현 정권 임기하에서는 어떤 개헌논의도 받아들일 수 없고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면서 "개헌을 조기에 실시해 다음 대선에 적용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정략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방호(李方鎬) 정책위의장은 "(겉으로는 아니라고 그러지만) 노 대통령의 발언은 현 정권에서의 개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도 임기 불일치에 따른 사회.경제적 소모 등 엇박자가 나는 현실은 인정하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의개헌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정병국(鄭柄國) 홍보기획본부장 역시 "선거주기 불일치 문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정치권에서 일방적으로 개헌을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면서 "다음 대선에서 대권 후보자들이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적 심판을 받은 뒤 개헌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기개헌론을 주장해 온 이병석(李秉錫) 의원은 "개헌을 할 필요는 있지만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의 개헌은 이미 시간적으로 어렵게 됐다"면서 "노 대통령의 발언이 개헌을 두고 한 것이라면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