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빈곤한 가정이나 고아원에서 성장하면서 겪은 스트레스는 지속적으로 뇌에 영향을 미쳐 성인이 된 후 정신적 신체적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린 연구보고서는 21일 가난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어린아이의 뇌 가운데 정서를 통제하는 부분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연구보고서 저자인 김필영 미 덴버대학 ‘가족ㆍ아동 신경과학연구소’ 소장은 “유년기에는 두뇌가 아직 미성숙 단계이고 급속히 성장하기 때문에 성인의 두뇌에 비해 스트레스 환경에 더 민감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장기간 겪게 되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신체적 심리적 시스템이 손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경험한 빈곤은 뇌의 성장에 지속적인 변화를 초래함으로써 감정 통제가 어려워지고 성인이 된 후 정신질환, 사망률 증가 등 치명적 건강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4세 나이의 성인 5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9세였을 때 저소득 가정에서 자랐고 절반은 그렇지 않았다.
뇌 영상을 통해 유년기 빈곤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은 조사 대상자는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정서적 반응을 최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고아원에서 자란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불안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의 웨일 코넬 메디컬 칼리지 연구팀은 고아원에서 자란 11세 이하 어린아이 16명과 그렇지않은 어린아이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팀은 또 갓 태어난 생쥐에 대한 어미 쥐의 보살핌을 방해한 뒤 생쥐의 행동과 뇌 상태도 조사했다.
실험 결과 아이가 고아원에서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해 스트레스를 겪으면 행동에 변화가 생기고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일 코넬대학 박사과정 일환으로 연구에 참여한 매튜 코헨 연구원은 “고아원과 같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성장하면 주변을 이해하기 위해 두뇌가 자원을 할당하는 방법을 변경하게 된다”고 말했다.
2편의 보고서는 어렸을 적 가난하게 자랐거나 고아원에서 큰 아이의 만성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 개입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고아원에서 자라는 아이는 800만명에 달한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