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호주의 리오틴토와 4개월 넘게 끌어오던 철광석 가격협상에서 결국 지난해보다 최고 2배 가까이 올려주는 데 합의했다. 이번 인상 합의로 포스코는 철강제품 값 추가 인상 압박을 더욱 거세게 받을 것으로 보이고 현재 진행 중인 BHP빌리턴과의 철광석 가격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1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세계 2위 철광석 업체인 호주 리오틴토와의 가격협상에서 분광을 전년 대비 79.88%(괴광은 96.5%)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인상된 가격은 지난 4월1일부터 포스코가 리오틴토사로부터 구입한 철광석 물량부터 소급 적용된다. 포스코의 이번 가격합의는 지난달 23일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산철강이 리오틴토와 맺은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번 인상률은 포스코가 2월 세계 1위의 철광석 업체인 브라질 발레사와 합의한 전년 대비 65% 인상률보다 무려 15%포인트나 높다. 시장전문가들은 “‘원자재 대란’ 상황을 이용한 원자재 기업의 횡포”라며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협상시간을 끌면 끌수록 불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호주의 철광석 업체들은 포스코가 호주에서 철광석을 사가면 브라질보다 운송비용이 적게 든다는 논리로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며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철광석 가격인상 합의로 포스코의 철강제품 가격인상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최근 “수요산업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점진적으로 철강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보다 최대 2배 가까이 높아진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가격인상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것. 실제 포스코는 이날부터 철강제품 가격을 17~26% 올렸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폭이 4월부터로 소급 적용돼 그간 판매한 철강제품에 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이번 가격합의는 포스코가 현재 진행 중인 BHP빌리턴과의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포스코는 2월 발레와 가격협상을 마친 데 이어 이번에 리오틴토와도 가격협상을 끝냈지만 철광석(포스코 전체 사용량의 35%)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BHP빌리턴과는 아직 가격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 만약 BHP빌리턴이 리오틴토와의 협상조건을 기준으로 내걸고 협상기간이 길어져 원자재 가격이 더 상승한다면 최악의 조건에 가격협상을 할 수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강제품의 핵심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의 상승으로 포스코가 추가적으로 철강제품 가격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BHP빌리턴이 리오틴토와 같은 호주의 철광석 업체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협상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