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中企가 미래다] <10·끝> 모바일 융합기업 '유비벨록스'

유비벨록스의 한 직원이 구로공단의 본사 연구실에서 모니터를 통해 모바일 관련솔루션의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유비벨록스

스마트카드 솔루션 기업 유비벨록스

회사의 부침에 따라 인력 유출입이 심한 벤처업계에서 유비벨록스는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초기 설립 멤버들이 고스란히 회사에 남아 열정을 쏟아 붓고 있는 보기 드문 사례다.

대다수 합병 기업들이 통합과정에서 조직간 마찰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유비벨록스는 벤처업계에서 손꼽히는 성공적인 인수ㆍ합병(M&A) 사례이기도 하다.

작년 6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벨록스소프트와 스마트카드 및 유심칩 개발업체인 유비닉스의 합병으로 설립된 유비벨록스는 합병 과정에서 별도의 구조조정이나 조직개편 없이 기존의 인력들을 오롯이 수용했다. M&A라는 큰 변화까지 겪었는데도 양사 모두 원년 멤버 가운데 이탈한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흥복 유비벨록스 대표는 “1년 전부터 실무차원에서 합병에 대비한 공동 연구 및 마케팅 작업을 진행하는 등 합병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특히 양사 임직원 모두가 새로운 IT환경에 맞는 성장동력 구축이라는 커다란 비전을 공유했기 때문에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양사 창립멤버들이 의기투합해 일군 성공적인 합병은 ‘플러스 알파’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유비벨록스의 새로운 성공신화를 써 나가고 있다. 유비벨록스는 양사가 각각 지녔던 고도의 S/W 기술과 H/W(회로부분)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융합기술로의 발전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새로운 응용분야 개척의 길을 여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합병 전 벨록스소프트는 무선인터넷 솔루션의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기반 연구기업으로, 각종 내장형 단말기에 적용하도록 자체 개발한 내장형 자바시스템(JINIOS2 Runtime)을 핵심 기반기술로 보유했다. 지난 2008년에는 맞춤형 위젯서비스인 아이토핑(i-Topping)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LG텔레콤의 3세대 무선인터넷 전용단말 오즈(OZ)에 OZ위젯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차량에서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차량용 위젯 개발에도 성공한 바 있다. 한편으로 유비닉스는 자체 개발한 칩 운영체제(COS)를 IC칩에 탑재해 금융, 통신, 교통 등의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금융쪽 결재서비스를 위한 IC칩이 주력 상품이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태어난 유비벨록스는 모바일과 금융 쪽의 각각의 강점을 활용해 금융분야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동통신사에 유심칩 및 스마트카드를 공급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유비벨록스는 특히 국내 최초로 스마크카드 통합관리 솔루션(SCMS)을 개발해 은행 및 카드사에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합병 이후 고객사는 모두 94곳으로 늘어났으며 올해 중 제품 라인도 46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450억원의 매출과 45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유비벨록스는 올해 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비벨록스의 이 같은 성공 뒤에는 합병 이전부터 고비가 있을 때마다 든든한 방패막이 역할을 한 기술보증기금의 역할도 컸다. 합병이전 신규투자 자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거나 금융위기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기보의 뒷받침이 컸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합병 과정에서도 기보 투자팀은 M&A에 대한 자문부터 합병에 대한 시너지 효과분석까지 합병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대표는 “자금 마련이 어려운 벤처기업의 특성상 운용자금과 신규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며 “기업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가능성을 바탕으로 자금지원을 해주는 기술금융 덕분에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사장되지 않고 꿈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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