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55억중 41% 188억만 보상지난해 카드의 도난이나 분실, 위ㆍ변조 등으로 부정하게 사용된 액수가 455억원에 달했지만 카드사는 이 가운데 41%만 책임을 졌을 뿐 나머지는 회원이나 가맹점 등에 떠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ㆍLGㆍ국민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 부정사용 규모는 455억7,000만원이며 이 가운데 카드사가 보상한 액수는 188억원으로 41.2%에 그쳤다.
나머지는 회원(88억2,000만원)이나 가맹점(78억3,000만원)에 떠넘기거나 구상권 청구(101억2,000만원)를 통해 부정사용 행위자에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별로 부정사용액을 회원에게 떠넘기는 비율은 동양카드가 43.3%로 가장 높고 BC 39.6%, 국민 10.2%, LG 9.7%, 삼성 7.8%, 현대 6.8% 등이었다.
미국의 경우 카드 부정사용에 대해 회원은 최대 50달러만 책임을 지고 보상대상기간도 제한이 없는 반면 국내에서는 카드사들이 카드관리 소홀 등 자의적인 규정해석을 통해 보상을 피해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회원의 과실사유를 제한적으로 규정해 미서명, 비밀번호 유출, 대여, 양도, 담보제공, 불법대출 사용 등 명시적인 경우에만 회원이 책임을 지도록 약관을 바꿀 방침이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카드사 약관개정을 통해 카드소비자 보호가 일부분 강화됐으나 미국처럼 회원이 일정 금액만 책임을 지도록 하는 등 제도적인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드이용 급증에 따라 부정사용 규모는 지난 99년 245억4,000만원, 2000년 422억5,000만원 등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부정사용 건수도 99년 2만8,976건에서 2000년 4만1,234건, 2001년 5만8,090건으로 2년 만에 두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카드 부정사용을 사유별로 보면 도난분실 329억1,000만원(4만4,901건), 카드 위ㆍ변조 23억8,000만원(2,375건), 명의도용 69억9,000만원(6,490건), 카드 미수령 22억7,000만원(1,955건), 전표 위ㆍ변조 4억3,000만원(612건) 등이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