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가입자를 크게 늘리기 위해 '임의가입자'의 연금 납부액을 현재 12만원 수준에서 지역가입자 평균인 8만원대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오는 5월부터 18~27세의 청년층과 소득이 없는 주부의 국민연금 가입을 늘리기 위해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14일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5월부터 '국민연금 신뢰 제고 캠페인'을 시작해 올해 말까지 릴레이 이벤트를 여는 등 대대적인 국민연금 가입자 증대운동을 펼친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이해도를 높여 가입을 유도할 것"이라며 "소외계층의 연금 가입을 확대하고 연금 가입기간을 늘려 국민연금을 안정적인 노후보장의 한 축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상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일단 연금 가입률이 극히 저조한 18~27세 학생 등 청년층의 가입을 적극 유도한다. 또한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이들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배우자를 상대로 한 '아내사랑 연금 들어주기' 캠페인이 실시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제도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현재 임의가입의 경우 전체 가입자 중위수의 소득 평균(월 138만원)으로 된 납부액을 지역가입자 평균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임의가입자의 평균 매월 부담액이 현재 12만4,200원에서 8만원대로 줄어든다는 게 복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복지부는 부담이 적으면 가입자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복지부는 캠페인을 통해 가입자 수를 늘리는 동시에 평균 가입기간도 지금보다 10년 이상 늘릴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이 취업 후에 사업장 가입자로 연금을 내기 시작해 연금 수령연한(10년)을 채우면 퇴직 후에 대다수가 가입을 중단한다. 이렇다 보니 지난 2009년 우리나라 연금 수급자의 평균 가입기간은 전체 수급자가 8.5년, 신규 수급자가 14.5년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유럽연합(EU) 국가의 연금 수급자 평균 가입기간을 보면 2006년 기준(남성) 룩셈부르크가 44.2년으로 가장 길고 영국(35년), 프랑스(34년), 이탈리아(32.1년), 핀란드(29.6년), 스웨덴(28년) 등 대다수가 30년 안팎이다. 우리나라의 두 배 이상이다. 유럽 국가들이 질병이나 실업ㆍ교육 및 훈련기간 등을 가입기간으로 인정하는 크레디트제도를 실시하는 것을 감안해도 우리나라의 가입기간은 크게 떨어진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가입기간이 짧아지면 연금 수령액이 부족해지고 노후 소득대체율도 낮아진다"며 "이는 결국 국민들이 '용돈벌이도 안 된다'고 국민연금을 불신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18세 이상 소득이 없는 학생인 경우 부모를 대상으로 가입을 유도하고 아르바이트 등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신고를 통해 가입할 수 있도록 국세청 등과도 협의할 계획이다. 또한 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연금을 홍보하거나 교과서에 국민연금에 대한 내용을 넣는 방안도 교육과학기술부와 검토하기로 했다. 공단이 최근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가수 티아라의 지연을 홍보대사로 선정한 것도 이 같은 목적에서다. 또한 전업주부는 소득이 있는 남편들에게 대신 연금을 들어주도록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공단의 한 관계자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캠페인을 시작해 7월까지 붐을 일으키고 올해 말까지 릴레이 이벤트 등을 벌여 국민연금 가입을 대폭 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