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대형은행 2곳이 유럽중앙은행(ECB)에 50억유로(6조2,600억여원)에 달하는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오는 25일 그리스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정치불안이 심화되면 자칫 '뱅크런(대규모 자금인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예방조치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 당국자는 그리스 3위 은행인 유로뱅크와 4위인 알파뱅크가 ECB에 긴급유동성지원(ELA)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당국자는 오는 2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ELA는 ECB에 제공할 담보가 부족한 은행들이 자금을 빌리는 수단이다. ELA 대출금리는 현재 1.55%로 ECB의 기준금리보다 1.50%포인트 높다.
ELA를 신청한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외국 은행들이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는 바람에 그리스 은행들 사이에서 사실상 자금경색도 나타나고 있다며 ECB에 급전을 요청한 배경을 소개했다. 그리스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만 그리스 시중은행에서 30억유로의 예금이 이탈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당인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지지율이 여당인 신민주당을 2.2~3%포인트 앞서고 있다. 시리자는 집권시 과거 그리스가 유럽연합(EU), 국제금융기금(IMF), ECB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약속했던 조건의 완화와 부채 일부 상각 등을 요구할 수 있어 금융시장의 불안을 부추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