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다른 항공사들이 외면하던 부산~타이베이 노선에 과감하게 진출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에어부산이 부산~타이베이 노선에 첫 취항한 것은 지난해 1월27일. 이때만해도 국내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진출을 꺼려 대만의 부흥항공이 5년 동안 주3회 단독 운항하던 노선이다. 그러나 에어부산은 연수요 4만명에 불과한 이 노선에 뛰어들어 현재 평균 탑승률 80%이 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27일 에어부산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회의적으로 봤던 노선이지만 운행 6개월째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며 "에어부산이 좌석을 공급한 후 노선 전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부산~타이베이 노선 탑승객 수는 지난해 12만6,894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연간 총 수요인 4만312명에서 약 3배 늘어난 수치다. 에어부산은 이 가운데 약 3분의2인 8만5,156명을 수송했다. 지난해 1월27일 노선 첫 취항 이후 1년 만에 기존 부산~타이베이 노선 연 평균 수요의 2배에 이르는 규모의 수요를 만든 셈이다.
에어부산이 2배 이상 수요를 끌어올리며 흑자 노선으로 만든 원동력은 다른 항공사가 외면할 때 공급을 늘린 역발상의 전략이다. 2010년까지 국내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대만노선은 인천~타이베이가 전부였다. 부산~타이베이의 경우 불과 연간 4만명의 탑승객을 나눠 갖기 위해 노선을 운영하는 것은 수익성이 거의 없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타이베이의 연간 이용객 수는 평균 70만~80만명 수준인데 반해 부산~타이베이는 4만명으로 격차는 18배가량 차이가 났다.
에어부산은 오히려 부산발 타이베이 노선이 인천발 대비 이용객수가 지나치게 낮다는 데 주목했다. 격차가 크기 때문에 이를 10배까지만 줄여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가능했다.
김수천 에어부산 사장은 특히 이 과정에서 기존 주3회 운항하던 부흥항공의 2배가 넘는 주 7회로 운항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연 수요가 4만명인 노선에 10만석 이상의 좌석을 공급하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김 대표는 당시 영남권 대만여행 수요와 대만 현지 수요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수요에 따라 공급좌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공급을 늘려 수요를 끌어내자는 또 하나의 역발상이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 전략은 성과로 이어졌다. 현재 인천 대비 부산발 타이베이 노선의 수송객 수는 기존 18배에서 지난해 9.1배로 줄어들었다. 영남권 대만 여행객뿐 아니라 대만 현지의 한국 여행수요도 늘어나 올해 1ㆍ4분기 전체승객 가운데 36.7%인 1만5,000명이 대만인이다. 올 들어 평균 탑승률도 81.6%를 기록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부산~타이베이 노선은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약 11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현지 판매도 확대해 국내외 더 많은 여행객들이 부산~타이베이 노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