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다운로드 한곡당 900원선 될듯”

당사자들, 음원사용료 종량제 또는 정액-종량제 절충안 놓고 저울질

외국과 가격격차 줄어들면 애플 아이튠스 상륙 가능성

“K-Pop 수요 증가따라 음원 수출 가능해져” 긍정론도

인터넷상에서 음악을 다운로드 받을 때 지불하는 음원사용료 가격이 곡당 900원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 음악권리자 3단체(한국음원제작자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등에 따르면 지난달 저작권위원회 심의가 열려 음원사용료 징수규정에 대한 개정논의가 진행된 데 이어 이달 중에도 심의 일정이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의 초점은 그 동안 유지돼오던 정액제를 폐지하는 대신 종량제 혹은 종량제와 정액제를 절충한 방식을 도입하는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 곡당 600원(부가세제외)이던 다운로드 가격이 90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진행중인 개정 논의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저작권위원회측은 ”음원 권리자들의 희망을 참고해 정부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종량제 논의는 이미 내부적으로 지난해부터 진행돼왔던 사안”이라며 ”그런 만큼 정부,저작권단체, 통신사업자 등 이해당사자들 사이에 종량제 도입에 관해 어느 정도의 공감대는 형성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량제가 도입 될 경우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사용료가 크게 오른다는 점이다. 지금까진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면 상당한 숫자의 곡을 다운받거나 무제한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등 사실상 무제한 이용이 가능했지만, 종량제가 시행될 경우 건당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부담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곡당 다운로드 가격이 1,000원을 넘어설 경우 ▦애플 아이튠스의 한국시장 상륙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 ▦불법다운로드 증가 등을 야기할 수 있어 새로 제시되는 한곡당 다운로드 가격은 1,000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곡당 99센트(1,116원)를 받고 있는 애플과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어, 강력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아이튠스의 국내 상륙이 가시화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저작권리자들은 이 같은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현재 애플은 음원가격의 30%를 수수료로 챙기고 저작권자가 나머지 70%를 가져가는 구조인 반면 국내의 경우 음악서비스업체들이 많게는 매출의 50%가량을 수익으로 챙겨 저작권자들에게 돌아 오는 몫이 적기 때문이다.

음원 서비스업체들도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다만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저렴한 정액제 형태의 음원 시장 덕분에 불법 다운로드가 줄었다”며 “음원 소유자의 권익 보호 등 순기능은 인정하지만 지금까지 정액제 모델이 가져다 준 이익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과금체계가 바뀔 경우 국산 음원의 해외수출도 활기를 띌 전망이다. 음원제작자협회 관계자는 “최근 K-pop이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외국서비스업체들의 음원공급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우리 음원가격이 외국에 비해 워낙 낮아 해외에 공급할 경우 덤핑 시비를 비켜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가격이 현실화되면 해외수출도 활기를 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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