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영 교수 “국제결혼이 선진국 진입의 기회”

KBS ‘토크박스 여풍당당’서 밝혀




권영수 연세대학교 상담코칭학 교수는 지난 9일 방송된 KBS 1TV ‘토크박스 여풍당당’에 출연해 국제결혼의 안정된 정착이 선진국의 지표라는 주장을 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다인종국가로 널리 알려진 미국마저도 1967년 이전에는 국제결혼을 하면 감옥에 갈 정도로 국제결혼은 정착과정이 불과 40여 년 밖에 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소개했다. 미국의 인구센서스 조사에서 국제결혼한 가정에 대한 인종표시를 시작한 것도 2000년 이후라는 사실을 보면 국제결혼이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정착하는 데는 온 국민의 열린 마음과 높은 시민의식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배우자 자격으로 국내 체류 중인 결혼이민자는 14만 7천591명으로 1년 전보다 3천817명(2.6%)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 체류 결혼이민자의 증가세가 지난해 크게 둔화했다.

최근 국제결혼 중개업자들을 통한 결혼이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결혼이민자들의 증가세가 둔화된 시점에 권교수의 주장은 다소 이색적이다. 그러나 결혼이민이 시작되기 이전에 이미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리안 드림을 가지고 몰려들기 시작한 시점도 한국이 88올림픽을 개최하고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또 권 교수는 우리 국민들의 이중적인 문화심리적 동일시를 지적하면서,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 출신의 배우자와 결혼하면 낭만적이고,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동남아 국가 출신의 배우자와 결혼하면 부끄러운 일로 여기는 현상은 과거 국가의 위상이 불안하여 사대주의를 통하여 민족적 자존심을 높여야 하는 구시대의 전형적인 습관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국가적 위상이 선진국 대열에 선 나라의 국민이라면 이러한 동일시를 통한 자기확인은 이제 초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방송에 출연한 출연자가 자신의 자녀가 학교에서 인종차별과 따돌림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눈시울을 적셔서 많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에 권교수는 각 가정의 부모들이 먼저 자신의 자녀부터 학급에 있는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들과 적극적으로 친구 되어 주기를 강력히 권고한다면, 이는 국민적 의식 개선의 첫 걸음이 된다고 주장했다.

권수영 교수는 2012년 9월 연세대학교 상담코칭지원센터 내에 국제상담코칭지원실을 개원하고, 교내의 외국인 학생은 물론 국제결혼가정과 외국인가정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6개 언어로 상담할 수 있는 상담인력을 확보하고 임상훈련과 서비스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다문화상담을 전공한 권수영 교수는 ‘다문화(multicultural)’라는 말이 미국에서는 여러 인종이 섞여 있는 미국 문화 전체를 가르치는 용어인 반면, 한국에서는 국제결혼을 한 이들을 ‘다문화가정’이라는 용어로 단일 인종결혼을 한 한국인가정과 구별하는 용어로 쓰이는 점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제상담실을 찾는 내담자들 중에는 이러한 차별로 인하여 사회적 정착 뿐 아니라, 이중고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내 국제결혼가정들과 이민가정들이 문화적인 적응과 정착에 필요한 지원뿐 아니라, 한국어가 아닌 모국어로 상담 받으면서 존중받고 회복될 수 있는 심리지원 서비스 확충에도 관련기관의 제도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한편, 연세대학교 권수영 교수는 얼마 전 ‘공감육아’를 새롭게 출간하며, 가정의 달 5월 ‘학부모들이 필독할 책’으로 선정되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공감육아’는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공감육아의 기본 개념과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아이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소개하고 있어 학부모들과 상담·코칭학 분야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연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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