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가 고창과 부안 오리농가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주범으로 드러남에 따라 방역대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AI가 처음 발병한 고창 씨오리 농장 인근의 동림저수지에서 폐사한 야생오리 사체를 수거해 정밀분석한 결과 씨오리 농장에서 검출된 것과 같은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결국, 철새인 가창오리떼가 고창과 부안 오리농장의 AI 전염원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철새는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아무 곳에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농장에 있는 닭과 오리를 전염시키기 때문에 이를 쉽게 막을 수 없다는 점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유지해온 방역대책을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다.철새가 감염원으로 밝혀진 이상 현재 진행 중인 방역 대책은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현재 AI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포위망형’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제부터는 철새 비행경로의 모든 지역을 감염 위험지역으로 설정하고 방역대책을 전면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 철새 이동경로 내 가금류 농가에 대한 선제적인 예방방역이 시급한 이유도 제기되고 있다.
전북도의 방역대책 전문가는 “가창오리 떼죽음의 원인이 오리에서 나온 것과 같다고 밝혀졌다면 이동 폭이 넓은 철새의 비행습성을 고려해 방역계획을 새롭게 수립해야 할 것 같다”면서 “아울러 동림저수지 반경 10㎞내의 농장에 대한 방역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서해안 철새이동 경로로 알려진 군산, 고창, 부안 등 3개 시·군에는 닭 140여 농가(738만여마리), 오리 180여 농가(152만여마리)가 밀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림 저수지는 가창오리와 큰고니 등 철새 10여만마리가 운집해 있는 이 지역의 대표적 철새도래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