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연동예금(ELD)에 시중 부동자금이 몰리면서 은행권의 반기별 ELD 판매액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달아 2조원을 돌파하는 등 '큰 장'이 서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15일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기업ㆍ외환ㆍ한국씨티ㆍSC제일은행과 농협 등 주요 9개 은행의 ELD 영업실적으로 집계한 결과 지난 1월부터 이달 11일까지의 신규 판매액은 총 2조4,12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앞선 9개 은행들의 반기별 ELD 신규판매액은 ▦2008년 상반기 6,676억원 ▦2008년 하반기 1조1,490억원 ▦2009년 상반기 1조3,772억원 ▦2009년 하반기 2조1,998억원을 기록하는 등 리먼 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오히려 시장이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ELD시장의 성장세는 하나은행이 주도하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한층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실제로 2008년부터 이달 11일까지 하나은행의 ELD 신규판매총액은 2조6,582억원을 기록, 같은 기간 9개 은행 판매총액(7조8,063억원)의 34.1%를 차지했다. 신한은행도 이 기간에 1조7,362억원어치를 새로 팔아 2위를 기록했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도 2008년과 2009년 ELD 판매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시장을 키우는 데 한몫 거든 것으로 평가됐다. ELD는 보통 1년 만기 상품으로 출시되는데 은행 입장에서는 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점차 6개월 이하 만기로 단기투자되는 고객들의 자금을 상대적으로 장기간 붙잡을 수 있어 선호하고 있다. 또한 은행 고객입장에서는 물가상승률과 세금 등을 고려하면 시중예금 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에서 이를 만회할 대체상품으로 원금이 보장되는 ELD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연 6~7% 금리의 정기예금을 가입한다는 심정으로 ELD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시중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ELD가 정기예금을 보완하는 인기상품 역할을 지속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ELD 판매가 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시장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이 불이익을 보는 일이 없도록 은행들의 불완전판매 근절 노력이 한층 강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