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맞수'를 찾아서] <4> 중계 은행사거리 vs 상계 노원역주변

중계동 소문난 '교육특구' 집값 강북最高
상계동 재건축 붐 타고 소형평형 초강세

중계동 전경

상계동 전경


서울 강북지역에서 소문난 ‘교육특구’를 꼽으라면 노원구 중계동이 단연 첫 손에 꼽힌다. 은행사거리의 신흥 학원가를 중심으로 한 중계동의 교육열기는 수년 전부터 정평이 나 있다. 중계동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 교육 때문에 굳이 강남에 갈 필요 없다”는 자부심이 있을 정도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주변에 자리잡은 청구3차, 건영3차, 동진ㆍ신안, 라이프ㆍ청구ㆍ신동아 등 아파트 단지는 대부분 평당 시세가 1,600만~1,700만원선을 훌쩍 웃돈다. 라이프 등 일부 단지의 경우 이미 최고 실거래가가 평당 2,000만원을 넘어섰다. 집값만 놓고 보면 서울 강북권에서는 경쟁상대를 찾기가 힘들다. 은행사거리 일대의 집값이 노원구는 물론 강북지역을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원동력도 바로 교육에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상당수 단지들이 노원구에서는 희소성이 큰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 데다,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는 이 곳을 떠나지 않겠다는 수요자가 대부분이어서 전세 세입자도 많지 않다. 최근엔 서울시가 은행사거리에서 출발하는 경전철 기본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입주 15년차를 앞둔 단지들이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구성을 준비하면서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계동 부동산프라자 관계자는 “요즘 거래가 끊기고 하향 안정세라지만 은행사거리 주변은 기본수요가 탄탄하고 이런저런 호재도 뒷받침돼 집값이 떨어지기가 힘들다”며 “이사수요가 일어나는 6월초부터는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은행사거리를 중심으로 한 중계동이 앞서나가는 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상계동에서는 노원역 주변부가 눈에 띄게 약진하며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교통여건이 좋은 더블 역세권과 노원구의 중심상권 인근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형 평형 위주라는 약점이 발목을 잡았던 곳. 그러나 재건축과 리모델링의 바람이 불며 십수년간 안고 있던 약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상계동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의 본 궤도에 접어든 주공8단지의 경우 15평형 아파트 시세가 3억5,000만~3억6,000만원대로 평당 2,300만~2,400만원까지 치솟았다. 1년여 전에 비하면 1억원 정도, 평당 650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마치 강남구 개포동의 주공 단지처럼 상계동에서도 재건축에 유리한 소형 아파트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다만 아직 재건축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기타 주공 단지들은 평형대와 고층ㆍ저층 여부, 대지지분 등에 따라 평당 800만~1,500만원대의 큰 편차를 보인다. 노원역 주변이 주목받는 데는 노원역 맞은편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의 이전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노원구는 이미 남양주시ㆍ경찰청과의 이전에 관한 기본합의를 이끌어냈으며, 총 7만5,000여평 부지에 초대형ㆍ초고층의 입체 복합단지를 짓는다는 방침이다. 이전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임광, 마들대림 등의 단지는 30~40평형대의 평당 시세가 1,400만~1,500만원대를 넘어섰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중계동 은행사거리는 노원구에서 주거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익히 알려져 있고 상계동 노원역 주변은 미래 가치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된 지역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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