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김종인 갈라서나

비대위 좌장 격 김종인 “하는데까지 하다가 불가능하면 결심”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경기 수원 한나라당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기자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의 좌장 격인 김종인 비대위원간의 긴장감이 조성되며 결별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선이 굵고 정치적 상징성이 큰 김 위원이 자신의 개혁의지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모종의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 정책쇄신분과 위원장은 13일 기자와 만나 “(그만두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에 관해) 내 마음이 그래”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보수’표현 삭제 등과 관련한 논란과 관련해 “쇄신을 하려고 해야 제안을 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지난 12일 박 위원장이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당 정강ㆍ정책 전문의 ‘보수’표현 삭제를 철회하자 내심 적지 않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일 자신이 맡고 있는 비대위 정책쇄신분과 정강정책 소위 권영진 공동위원장으로부터 “보수 삭제 여부는 정강정책 강령을 오는 18일에 다듬은 뒤 설날 지나서 논의하겠다”는 보고를 들은 뒤 “잘했다”고 말했던 자신의 입장이 무색하게 됐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보수 표현 삭제와 관련, “내 생각을 바꿀 생각이 추호도 없다. 난 인생을 그렇게 산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하는 데까지 하다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면 내 나름대로 결심하면 되니까 의기소침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결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심지어 평소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 재벌 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재벌은 탐욕에 항상 차 있는 사람들이고 절제를 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하지만)현재 심정으로는 그런 것을 이니셔티브(주도권)를 갖고 끌어갈 생각이 없다”며 의욕이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과 가까운 이상돈 비대위 정치개혁분과 위원장은 “특별히 보수 삭제 논란이나 갈등 등으로 (사퇴 결심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어“비대위의 분위기는 화개애애하다. 박 위원장이 위원들 의견을 들어보고 정리하는 것이라서 특별히 (두 사람이) 긴장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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