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구조조정에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다.교보생명 조기상장 덕분에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30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대우전자 외자유치도 조만간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 관계자는 9일 『정부가 내년 중 교보생명 상장을 허용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대우와 김우중 회장이 보유한 교보생명 주식을 팔아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데 상당히 유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우가 갖고 있는 교보생명 주식은 ㈜대우의 330만주(24%)와 김회장의 150만주(11%) 등 480만주. 대우는 당초 해외 생보사를 대상으로 지분 전량을 넘기는 협상을 전개할 방침이었지만 요즘은 교보생명 지분을 담보로 자산담보부채권(ABS)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가 당초 금융권과의 재무구조 개선약정에서 교보생명 주식매각으로 확보하려던 자금은 9,880억원. 주당 가격을 20만원으로 계산했다. 그러나 대우는 지난달 말 정부가 삼성·교보생명을 상장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자 주당 가격전망치를 30만원대로 끌어올리며 들떠있다가 특혜시비에 휘말려 「상장불허」로 바뀌자 한때 크게 낙담했던 게 사실이다.
대우는 최근 교보·동원·LG 등 3개 증권사가 교보생명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기준으로 주가를 산정한 결과 평균 65만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는 소식에 고무돼 있다. 65만원일 경우 대우의 지분가치는 ㈜대우 2조1,400억원, 金회장 9,800억원 등 3조1,200여억원에 이른다. 일각에선 3월 말 현재 자산재평가이익 4,700억원까지 반영할 경우 7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도 기대한다.
대우 관계자는 『대우 지분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아니지만 30% 이상의 지분이 시장에 나올 경우 프리미엄이 붙는 국제 관행상 3조원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우는 또 미국계 투자그룹과 진행해 온 대우전자 외자유치 협상이 다음주 초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전자의 외자유치 규모는 30억달러 안팎으로 알려지고 있어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