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도마저 이란 외면하나

이란이 서방의 원유 금수 조치에 맞서 유일한 탈출구로 여기던 중국과 인도마저 이란 제재 움직임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는 일본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연간 11% 이상 감축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중국과 인도도 원유 수입량을 10% 이상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중국 석유거래업계 고위 인사를 인용해 “중국국제석유화공연합공사(UNIPEC)가 올해 분 이란 원유 수입량을 최대 20%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요 석유 업체인 주하이전룽까지 동참할 것으로 보여 중국의 올해 이란 원유 수입은 14%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중국은 이란 석유공사와 지난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올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최대 2배 가량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에 이어 일본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을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 이란 제재가 가속화되고 있는 마당에 미국의 동참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또 로이터에 따르면 복수의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도 “적어도 10% 이상의 수입 감축을 국내 정유업계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중국과 인도는 이번 수입감축 움직임이 가격 협상 문제라고 설명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금융 제재에 적지 않은 압박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중국의 주하이전룽에게 금융거래 중단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현재 이란은 중국ㆍ인도ㆍ일본에 전체 원유 생산량의 45%를 수출하고 있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석유거래업체인 비톨의 이언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를 인용해 “원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으로 엉망인 상황”이라며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였던 2008년 당시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북해산 브렌트유는 1.61달러 오르며 8개월래 최고치인 배럴당 121.66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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