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본국송금 공포' 끝나간다" 골드만삭스 보고서

한국등 이머징마켓 금융시장 초토화 주범
"달러화도 약세… 신용위기 진정 신호"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 금융 시장을 초토화시켰던 외국인의 '본국 송금(repatriation)' 공포가 끝나고 있다는 분석이 뉴욕 월가에서 제기됐다. 한국 금융시장은 미국자본의 본국 송금이 한풀 꺾이면 그동안의 패닉 상황에서 벗어나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골드만삭스는 11일(현지시간) 환율 보고서를 통해 "미국 투자자들의 해외자산 본국 송금과 달러표시 자금 조달 수요가 줄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달러 수요감소는 신용 위기로 강세를 보여왔던 달러 가치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따라 내년도 달러 환율 전망치를 대폭 수정, 1개월 전 유로 당 1.30달러로 예상했던 달러ㆍ유로 환율을 1.45달러로 대폭 끌어올렸다. 또 엔ㆍ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달러 당 90엔에서 91.39 엔으로 조정했다. 젠스 노르드빅 외환전략가는 "지금은 달러 환율은 전환점에 서 있다"고 평가하면서 "지금까지 달러 가치는 디레버지(차입축소)와 대출 수요에 의해 지지돼왔으나, 앞으로는 달러 움직임은 금융시장 환경 보다는 경제지표와 같은 기본적인 재료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두자 최대 교란 요인인 디레버리지(차입축소)가 점차 완화될 것을 전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의 달러는 유로화와 엔화 뿐만 아니라 이머징마켓 통화에 대해서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달러 약세는 글로벌 신용위기가 진정되어 가고 있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신용위기로 대출 받을 길이 막히자 세계 각국 금융 기관들은 일제히 자금 회수에 들어갔고, 고객들의 환매 요청 압력에 시달리는 헤지펀드 등 기관 투자자들은 현찰 확보를 위해 앞 다투어 주식 등 보유자산 투매에 나섰다. 한국에 투자한 미국의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의 본국 송금 역시 디레비리지의 일환이다. 한편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미국의 무역수지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데다,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행진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분석 등에 영향을 받아 전날에 비해 3.06센트(2.34%) 폭락한 1.3328달러에 거래됐다. 유로 당 1.34달러를 넘어선 것은 7주만에 처음이다. 또 달러는 엔화에 대해서도 1.13엔(1.22%) 내린 91.62엔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