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07 유통가 트렌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한우의 절반 가격으로 큰 인기
쇠고기 전문점 창업도 러시… 뼛조각 검출로 안전성 논란속
내년 겸역재개·수입확대 전망… 수요 계속 늘어날지는 미지수


올 한해 국내 소비자들의 식탁에서 가장 달라진 변화를 꼽자면 미국산 쇠고기의 등장이 아닐까 싶다. 지난 2003년 12월 광우병 파동 이후 수입이 전면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가 3년 7개월만에 다시 식탁에 다시 올랐기 때문이다. 이를 둘러싼 진통과 논란도 올 한해 내내 이어졌다. 미국산 쇠고기는 한미FTA와 맞물리면서 수입이 재개됐지만 두 차례나 뼛조각이 검출되면서 광우병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무작정 도입해 국민 건강을 위협했다는 논란을 야기했다. 수입재개에 대한 농민들의 반대시위도 거세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현재는 뼛조각 검출 이후 검역이 중단되면서 유통 물량이 거의 소진돼 논란 자체가 수면 아래로 잠복된 상태. 하지만 값비싼 한우에 불만이 높았던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의 매력에 이끌려 유통 초기 높은 관심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잠재 수요가 높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 한우 절반수준의 가격파괴력 커 지난 7월 13일 롯데마트는 국내 대형할인점 최초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했다. 판매 첫날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반대하는 일부 시민단체의 격렬한 항의로 쇠똥을 뒤집어 쓰는 등 곡절도 있었지만 한우가격의 절반 수준인 미국산 쇠고기는 시판 3일만에 20톤이 팔려나갔으며 추가로 수입된 50톤의 냉장육도 나흘 만에 동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자 눈치만 보던 이마트, 홈플러스 등 다른 할인점들도 뒤따라 판매에 동참했으며 미국산 쇠고기 인기는 외식시장에까지 옮겨와 쇠고기 전문점 창업이 러시를 이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는 서민들이 선뜻 먹기 힘들었던 쇠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한우 유통구조의 거품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수입 쇠고기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6% 떨어져 1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수입 쇠고기값 하락은 한우 및 육우 등 국산 쇠고기 값에도 영향을 미쳐 국산 쇠고기 값 역시 3.2% 하락, 지난 98년 4분기 이래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 계속되는 안전성 논란 내년 초 새 정부가 들어서면 조만간 미국산 쇠고기 검역이 재개되고 수입 범위도 갈비 등 주요 부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초 미국 육류단체 대표와 주한미국대사관 농무관 등이 농림부를 방문해 쇠고기 전면개방을 요구했으며 암참(주한미국상공회의소)도 새 정부와 협력해 한미FTA의 조속한 비준 및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수입범위 확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더욱이 캐나다까지 우리 정부와 쇠고기 수입 재개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재개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두 차례나 뼛조각이 검출된 만큼 검역 및 수입이 재개되더라도 소비자단체나 시민 단체 등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시비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지난 여름만큼 수요가 일어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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