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이란산 원유의 수입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3월 수입한 이란산 원유는 164만배럴로 1년 전인 지난해 3월(326만배럴)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 4개사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이란산 원유를 들여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지난해 말 이란의 핵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논의가 시작되면서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442만배럴에 달했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올 1월 266만배럴을 시작으로 2월 252만배럴에 이어 3월에는 164만배럴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원유 수입물량 가운데 30%를 차지했던 현대오일뱅크의 이란산 원유 비중 역시 올 1월 25.5%로 줄기 시작해 2월 20.7%로 감소한 뒤 3월에는 14.7%까지 떨어졌다. 불과 1년도 안돼 반 토막이 난 셈이다.
반면 지난해 3월 19.8%에 그쳤던 쿠웨이트산 원유 비중은 올 3월 현재 31.8%로 뛰어올랐으며 같은 기간 카타르산 원유 비중도 18.3%에서 20.2%로 증가했다. 이란산 원유의 감소분을 다른 중동산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의 감축 규모를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 짓지는 않았다"면서도 "향후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조치에 대비한 대체 원유 확보 및 수급 계획은 마련돼 있다"고 밝혀 수입선 교체를 시사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1~3월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1,773만배럴로 지난해 1~3월 수입량 2,280만배럴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중동산 원유 수입은 1억9,704만배럴에서 2억118만배럴로 2.1%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실제로 올해 들어 이란산 원유 수입물량은 매달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1월 703만배럴을 수입했던 이란산 원유는 2월 589만배럴로 줄어든 데 이어 3월에는 480만배럴 수준까지 감소했다.
그 결과 국내 전체 원유 수입물량 가운데 이란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달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올 1월 8.8% 수준이던 이란산 원유의 수입 비중은 2월 7.3%, 3월 6.5%로 줄곧 하락세다. 올 1~3월 누적 이란산 원유 비중도 7.5%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9.7%보다 2%포인트 넘게 줄어들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14일 "전세계 원유 수송에 필요한 보험은 유럽연합(EU) 보험업계에 의존하고 있어 EU의 (대이란 제제) 이행규정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7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