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걸린 葬墓문화개혁

묘지중심의 장묘(葬墓)문화를 화장중심으로 개혁하자는 「한국장묘문화개혁 범국민협의회」가 어제(30일) 발기인대회겸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가동에 들어갔다. 장묘개혁협의회에는 각계 각층인사 111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보름전 「화장유언남기기」서약서를 공동 작성한 뒤 시민의식 개혁 캠페인으로 확산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20만여기의 신설묘지로 여의도의 1.2배가 넘는 면적이 잠식돼 가고 있다. 가뜩이나 좁은 국토가 전혀 활용가치가 없는 유택(幽宅)으로 인해 연간 100여만평씩 줄어든다는 것은 이만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도 이와관련, 오래전부터 화장장려 등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개선의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는 상황이다. 정부고위층이나 사회지도층의 화장 외면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유교사상의 영향탓도 있지만 풍수지리설에 대한 집착이 그 원인으로 풀이된다. 여느면 죽은자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의 발로(發露)나 다름없다. 장묘비용도 문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례비용은 1건당 평균 638만원으로 연간 총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항목이 묘지비용으로 되어있다. 보건복지부는 매장위주의 장묘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개인묘지는 9평, 집단묘지는 분묘당 3평이내로 제한하고 사용기간도 제한한다는 것이다. 모든 묘지는 사용기간을 기본 30년이내로 하고 3회까지만 15년씩 연장하되 75년이상은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사용기간이 끝나면 화장후 납골당에 안치된다. 프랑스가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일본은 화장비율이 무려 97%에 이른다. 이같은 관점에서 지난 8월 타계한 최종현(崔鍾賢)SK그룹회장은 시대를 앞서 간 사람이다. 굳이 화장을 유언으로 남기면서 우리나라 장묘문화개선을 위해 화장장(場) 설립 등을 그룹차원에서 적극 도와 줄 것도 당부했다. 화장에 대한 시민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장묘개혁협의회 출범에 기대가 크다. 정부고위공직자·사회지도층의 적극적인 참여와 솔선수범이 요청된다. <<일*간*스*포*츠 연중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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