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제네시스 증산 합의

울산공장 생산대수 25% 늘려… 출고 적체 숨통 트일 듯

현대자동차 울산 5공장 제네시스 생산 라인.

현대자동차 노사가 물량 부족으로 고객 인도 지연이 이어져온 대형 세단 '제네시스'를 증산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임금협상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는 것이 먼저'라는 공감대를 형성해 도출해낸 결과여서 더욱 값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11일 노사협의회를 열고 울산 5공장의 제네시스와 제네시스 쿠페, 에쿠스 등을 증산하는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에 따라 현대차 울산 5공장의 51라인은 시간당 생산대수(UPH·Unit Per Hour)를 기존 20대에서 25대로 25% 늘린다. 라인 근무자의 업무 강도가 25% 증가함에 따라 연간으로 따질 경우 약 2만2,000여대의 증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의 고급 차종을 주로 생산하는 울산5공장은 그동안 매달 4일 이상씩 주말 특근을 벌일 만큼 출고적체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생산 물량이 고객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의 누적 판매량은 5월 말 1만7,883대를 돌파했다. 월 판매량은 3,000~4,000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따라 제네시스 고객들은 계약 후 인도까지 적게는 70일, 길게는 4개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번 노사 합의로 제네시스의 출고적체 현상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출고 적체로 인한 해약률도 크게 감소해 수입차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을 다시 현대차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증산합의로 해외 시장에 대한 물량 공급에도 상당 부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4월 미국과 중동, 5월 러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제네시스를 잇따라 출시했지만 있지만 물량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본격적인 마케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유럽 출시는 아예 연기하기까지 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증산 협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달 중순께부터 본격적인 증산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이번 증산으로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도 매출이 늘어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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