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鬪로 멍드는 경제
경제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현장이 파업 열풍에 휩싸이고 있어 경제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 파업 사태는 정유ㆍ자동차를 비롯한 민간기업은 물론 지하철 등 공기업에 이르기까지 동시다발적이어서 경제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된다. LG칼텍스정유를 비롯해 서울지하철ㆍ쌍용차ㆍ대우차 창원 군산공장ㆍ한국바스프 등 굵직굵직한 사업장들이 파업 중이거나 파업에 들어갈 예정으로 있고 서울대병원의 경우 산별교섭이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40여일째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 기아차를 중심으로 하는 금속노조의 노사분규가 속속 타결되면서 한시름 놓는가 싶던 노사관계가 다시 파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벌어진 노사분규는 모두 368건에 달해 이미 지난해 총 노사분규 건수 322건을 웃돌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80년대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크게 늘고있는 노사분규는 올해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주5일제근무를 비롯해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을 쟁점으로 하고 있다. 특히 주5일제시행을 둘러싸고 임금보전과 교대근무 등이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가급적 유리한 조건으로 주40시간제를 도입하려는 반면에 사용자측은 법규에 따라 주5일제를 시행하려다 보니 파업사태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놓고 노사양측이 협상을 벌이고 유리한 협상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요구조건이 지나치거나 목적달성을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근로자의 평균연봉이 7,000만원을 웃도는 LG칼텍스정유의 경우 올해 임금을 10.5% 인상하고 인력을 10%나 충원하라고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간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정유산업의 특성상 창사이후 처음으로 가동이 완전 중단되면서 연관산업에 대한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 중재결정을 내린 데다 회사측이 공권력 투입을 요청해 놓은 상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 같은 노사분규를 지켜보는 일반국민의 심정은 착잡하기 짝이 없다. 경제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근로자가 늘어나고 있다. 경제가 잘돼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근로자에 대한 대우도 좋아진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은 노조의 각성이 요구된다. 아울러 이번 파업 열풍을 맞아 정부는 엄정하고 공정한 중재의 입장에서 산업현장에 법질서를 확립하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입력시간 : 2004-07-20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