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전망 악화

BSI 8분기 연속 100 밑돌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경기둔화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검찰ㆍ국세청ㆍ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전방위적인 기업압박과 정치권의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 추진도 기업인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 3ㆍ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한 97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 2011년 4ㆍ4분기 이후 8분기 연속으로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BSI는 100 미만이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이고 100 이상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2ㆍ4분기에는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BSI가 전분기 대비 30포인트나 상승하는 등 경기회복을 기대하는 기업이 급증했지만 불과 한 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대외 경제여건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어 하반기 경기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저성장 기조에서 탈출하기 위해 과도한 입법을 자제하고 기업경영의 불안요인을 최소화하는 한편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마련해 중소기업과 내수시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날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BSI 7월 전망치도 90.7로 3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최저치다.

김용옥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과 중국 경제 및 국내 민간소비의 둔화 조짐으로 향후 수출ㆍ내수 전망 모두 어두운 상황"이라며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시 거래위축에 따른 부동산시장 침체로 내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업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가 하반기 들어 회복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월에 발표한 2.9%보다 0.6%포인트 낮은 2.3%로 하향 조정했다. 올 상반기 성장률은 기존 2.5%에서 1.7%로, 하반기 성장률은 3.3%에서 2.9%로 각각 낮춰 잡았다.

한경연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질적 성장 전환, 일본 아베노믹스의 부작용 등으로 대외여건의 개선이 불투명해지고 가계부채 디레버리징, 주택경기 부진, 과도한 경제민주화 논의 등으로 내수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및 연간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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