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국내상황은] “시장금리는 이미 저점 통과”

한국은행은 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정책금리인 콜금리 목표치를 4개월째 묶어 둘 것으로 보인다.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등 경기회복세가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집값을 잡기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여전히 있지만 이미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부동산 대책으로서의 금리인상은 그 효과가 제한적이며 다른 거시변수를 감안하면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렇다고 부동산 문제를 무시하고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처럼 금리정책이 `경기`와 `부동산`에 손발이 묶여 있지만 시장금리는 상승세가 확연하다. 기업들도 금리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보고 서서히 회사채시장 등에서 장기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하고 있다. `세계경제회복→시장금리상승→주요국 정책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연쇄작용은 결국 국내시장에도 언젠가는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은의 예측대로 우리 경제도 차츰 회복기조로 돌아선다면 결국 정책금리는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衆論)이다. 그 시차(時差)가 몇 달이 될 지에 대해서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이달 콜금리는 동결될 듯=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정부의 주택시장안정대책발표에 앞서 “아직 구체적으로 금리인상 문제를 검토한 바 없다”며 “(금리인상과 관련해)경기가 가장 중요하며, 경기가 호전되면 이런 문제가 금통위에서 논의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지난 달 9일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할 때와 달라진 게 없다. 한 금통위원도 사견임을 전제로 “경기ㆍ부동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금리에 손을 대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금통위에서 논의하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동결`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금리는 바닥 벗어난 듯=정책금리는 묶여 있지만 시장금리는 이미 저점을 통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연4.6%대로 한 달새 0.5%포인트 이상 올랐다. SK글로벌 사태가 터지면서 금리가 이상급등했던 지난 3월이나 국채투기로 거품이 꺼지면서 값자기 급반등했던 지난 7월과는 달리 최근의 금리상승세는 국제동향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대기업들의 회사채순발행에서도 알 수 있다.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회사채시장이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당장 돈 쓸 곳은 없지만 금리가 더 오를 것에 대비해 장기자금을 확보하려는 대기업들이 하나 둘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금리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결국 정책금리는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역으로 보자면 경기가 확실히 회복기조를 보여 투자가 살아나고 자금수요가 계속 발생해야 금리가 오르는데, 그렇게 되면 한은도 금리를 묶어 두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 시점이 언제쯤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일부는 `내년 1ㆍ4분기` `내년 상반기`로 내다보기도 하고 `내년 하반기`로 늦춰 잡고 있는 곳도 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