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진정한 컨벤션 효과를 거두려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나라당의 전당대회가 끝이 났다. 지방선거 후 막중해진 국정 운영의 책임과 차기 집권을 준비하는 제1야당의 정치적 책무로 볼 때 과연 국민과 감동을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됐는지 되돌아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전당대회는 당원들뿐만 아니라 지지자들과 일반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다. 미국의 경우 다양한 토론과 이벤트가 함께 이뤄지며 특히 대선기간 중 실시되는 전당대회는 당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계기로 활용되는데 이를 ‘컨벤션 효과’라고 부른다. 이번 전당대회는 집권 비전을 만들어내는 정책의 경연장이 됐으면 하는 안타까움을 갖게 한다. 경선 후에 쏟아진 대선후보 대리전 시비, 구시대적 지역 구도의 충돌이나 색깔논쟁 등은 부끄러운 모습이며 경선 결과를 흔쾌히 승복하는 민주적 전통 역시 아쉬웠던 대목이다. 노무현 정권의 국정 운영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민생을 살릴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할 과제가 한나라당에 넘어왔다. 마케팅적 측면에서 집권이 한나라당만의 한풀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잃어버린 희망을 되찾아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먼저 통합의 시대정신을 확보하고 국민 중심의 정당조직으로 재정비하면서 정치적 제스처보다 신선한 대안적 정책으로 미래를 견인해가는 정책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전국의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고 당원 교육과 함께 정책생산기능을 강화하면서 국민과의 쌍방향 대화 채널을 확보해 허심탄회한 토론의 장을 끊임없이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그간의 갈등과 반목을 자기 혁신으로 통합해내는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것만이 이번 전당대회를 살인적인 폭우와 자유무역협정(FTA)의 파고, 북한 미사일의 위협으로 고통받고 불안해 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축제로 승화시키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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