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년 가까이 끌어온 KT와 케이블TV업계간 ‘전봇대 전쟁’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특히 이번 합의가 인터넷(IP)TV 콘텐츠 공급을 둘러싼 KT와 케이블TV업계간 갈등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한국케이블TV 제주방송ㆍ동대문 티브로드 등 11개 유선방송사업자(SO)는 14일 방통위 광화문 청사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 주관 하에 설비 임대료 합의서 체결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최근 방통위의 중재를 받아들여 KT의 전주(전봇대)와 관로를 케이블TV업체들이 총 74억6,0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KT는 지난 2004년 9월 21개 케이블TV업체들에게 전주ㆍ관로 이용에 따른 임대료를 37억원에서 206억원으로 높여 재계약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계약을 했던 8개를 제외한 13개 케이블TV업체들은 “인상률이 너무 과도하다”며 이를 거부, 지금까지 약 4년 동안 지리한 싸움을 벌여왔다. 양 측의 갈등이 확산되자 옛 정통부는 2006년 8월부터 중재에 나서기 시작했고 결국 방통위에서 이번에 최종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와 관련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통신ㆍ방송 사업자간 대표적인 갈등사례가 해소됐다”며 “통ㆍ방 융합환경에서 양 진영의 사업자간 발전적 관계 형성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와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IPTV 본격 시행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서비스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IPTV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는 KT와 케이블TV업계에 ‘화해’의 기운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지상파TV의 콘텐츠 유료화 방침과 관련해서는 양측이 공동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협력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긴장관계를 유지하던 양측이 일단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일단 의의를 찾을 수 있다”이라며 “이러한 협력모드가 IPTV까지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도 “양측의 협력이 이번만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13개 케이블TV사업자중 강원방송, 서대구방송 등 2개사는 방통위의 중재안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