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매각 MOU체결, 가격조정 이견으로 연기

비디오콘 컨소시엄 가격조정 한도 20% 요구
채권단 "수용어렵다…5% 이내로 축소" 방침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대한 할값매각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인 인도의 비디오콘과 RHJ인터내셔널 컨소시엄이 가격조정 한도를 20% 이상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주간사인 우리은행은 난색을 보이며 비디오콘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지 한달이 다 되도록 양해각서(MOU)조차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일렉트로닉스 주간사인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MOU를 체결할 계획이었으나 가격조정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해 10월 중순으로 잠정 연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디오콘 컨소시엄이 실사조정과 우발채무 등 가격조정 한도를 20% 이상으로 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채권단 입장에서 들어주기 무리한 요구여서 현재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비디오콘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제시한 가격은 6,700억원(7억달러). 만약 가격조정한도를 비디오콘측의 요구대로 수용하고 여기에 따른 우발채무가 드러날 경우 최종 매각가격이 5,000억원대 중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채권단은 가격조정한도를 5% 이내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가격조정에 대해 아직 태핑(의사타진) 단계이지 공식적인 문서로 의사를 표명한 적은 없다”며 “현재 가격조정에 대해 서로 인식차가 커 MOU 체결이 늦어지고 있지만 한도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우일렉에 대한 ‘헐값매각’ 시비가 거센데다 국내 기술이 인도로 유출된다는 비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차순위 협상자인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비디오콘 컨소시엄간 가격차가 커서 ‘선택의 폭’이 좁은데다 비디오콘과 컨소시엄을 이룬 미국계 사모펀드 리플우드의 자회사 RHJ인터내셔널이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매각 가격을 최대한 깎을 것으로 예상돼 MOU 체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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