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 국내증시 파장

美금리인하 국내증시 파장 "시장붕괴 위기"가 큰장 기대감 돌변 4일 새벽(한국시간) 전격적으로 단행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로 국내 주식시장이 폭등하는 등 연초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장은 새해들어 미국시장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기조를 보이다 이날 폭등세로 돌변함에 따라 추가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다지는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이 새해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일 천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국내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증권업계는 미국의 이번 금리인하조치가 미국 경기후퇴에 대한 우려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두차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국내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때 종합주가지수 500, 코스닥지수 50을 지키면 다행이라던 시장의 분위기는 벌써 종합지수 580~600, 코스닥지수 65까지는 쉽게 진입할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증시외적으로 국내경기가 냉각되고, 구조조정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데다 증시내적으로도 고객예탁금이 6조5,000억원대에서 정체되는 등 유동성 보강이 획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박스권을 이탈하는 강한 모멘텀이 형성될지는 미지수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대세상승을 위한 서막인가 시장의 분위기는 "드디어 큰 장이 올 때가 됐다"는 기쁜 표정이다. 그동안 국내주식시장을 짓눌렀던 금융구조조정이나 벤처거품 등 악재가 거의 주가에 반영되고, 매물공백도 큰 만큼 빠지더라도 크게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있다. 이는 지난 이틀간 미국시장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이 탄탄한 상승기조를 다졌다는 점에서 잘 알 수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긴 동면에서 깨어나는 듯한 표정이다. 신흥증권 김관수차장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호재를 만났다"며 "미국의 금리인하는 미국경기부양의지를 표시했다는 점에서 한국은 물론 지구촌경제에도 희망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영원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로 미국의 소비증가가 국내기업 수출증가로 연결될 것"이며 "나스닥시장과 연동된 국내증시도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 확대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SK증권 투자분석부 김대중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인하는 달러화 약세를 불러일으켜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국가의 통화불안 요인을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유로화와 엔화의 강세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내기업의 수출전선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증권사 단기시각 긍정적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번 금리인하가 한국시장의 펀더멘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단기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위기다. JP모건 체이스JF 증권 투자전략가 김철중 부장은 "미국 금리인하가 한국시장에는 간접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미국이 통화확대정책으로 선회함에 따라 국내기업의 수출이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고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 개선에 따라 국내의 냉각된 소비심리도 호전될 가능성이 있고 ▦무엇보다 사려졌던 시장의 신뢰감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인워트 벤슨증권 김용주 상무는 "외국인이 다시 한국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4일 미국계 인터내셔날펀드와 헷지펀드의 매수가 폭넓게 유입된 데서 보듯 외국인 매수세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융구조조정의 수혜주와 삼성전자 등 외국인 선호주, 한국통신 등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기적인 영향은 좀더 지켜봐야 단기적인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큼에도 불구하고 중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이번 금리인하가 미국경기가 그만큼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증권사 투자전략가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은 미국경기와 관련된 악화된 지표들의 발표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악재들이 나올 때마다 세계증시가 출렁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수세도 금리인하를 고려한 선취매 성격이 강해 지속적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JP모건 체이스JF증권 김부장은 "미국경기를 연착륙으로 확실하게 유도하려면 상반기중 1.25%정도 금리가 인하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증시의 경우 구조조정이라는 전혀 다른 변수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한국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구조조정에서 성과가 나타나야 본격적인 증시 안정이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위원도 이번 금리인하의 효과에 대해 지난 연말 네 번에 걸쳐 기록한 500선의 바닥을 확인한 정도에서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붕괴위기감이 사라진 점이 이번 금리인하가 한국 증시에 미친 최대의 효과라는 것이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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