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를 비롯한 다수의 보수성향 경제석학들을 백악관 오찬에 초대해 배경이 주목된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찬에 참석한 학자는 펠드스타인 외에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 로버트 홀 스탠퍼드대 교수, 멜리사 커니 메릴랜드대 교수, 루이지 칭갈레스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 총 7명이다. 공화당계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케빈 해섯 박사도 초청됐다.
미국 대통령이 경제학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자문을 구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손님들은 버냉키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장을 옹호하는 보수적 성향으로 부자증세 같은 오바마의 경제정책에 반대해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펠드스타인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미국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던 대표적 우파인사다. 연준의 초완화 기조가 낳을 부작용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경고했다. 해섯 박사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경제자문을 맡았었다. 홀 교수 역시 소득세와 관련해 누진세 대신 부자들에게 유리한 단일세율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자본주의 개선을 외치는 커니 교수와 창갈레스 교수는 온건한 보수학자로 분류된다. 저서 '도시의 승리'에서 도시화가 오히려 환경을 보호한다고 주장해 화제를 낳았던 글레이저 교수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보수학자들을 백악관으로 부른 이유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경제를 살리고 중산층을 확대할 방안을 다른 각도에서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어니스트 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중산층 살리기는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 과제"라며 "대통령은 앞으로도 이런 대화를 계속 추진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겉으로는 미국 경제가 살아나는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중산층의 위기가 계속되면서 오바마 정권은 국내에서 점점 코너에 몰리고 있다. 오바마는 지난달 18일 폴 크루그먼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 등과 오찬회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