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중개수수료상한제로 중고자동차 딜러와 대출 에이전시의 '고객 돌려 막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개 수수료가 일정 금액으로 묶인 만큼 중개 횟수를 늘리기 위해 기존 고객에게 대출 갈아타기를 수차례 권유, 중개 수수료를 갈취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대출을 갈아탈 경우 금리를 다소 낮출 수 있고 대출 한도가 커져 이에 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결국 상환 부담은 늘어나 부채를 갚지 못하고 회생 절차를 밟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캐피털 업계는 또 경쟁이 치열한 중고차 할부 시장에서 대출 건을 가져다주는 중고차 딜러와 에이전시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 고객의 대출한도를 요구대로 늘려주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금융당국이 대부중개수수료상한제(대출금의 5%)를 실시한 이래 중고차 시장에서 중고차 딜러, 제휴점이 수수료 수입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고객 돌려 막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돌려 막기는 중고차 딜러와 중개 에이전시가 캐피털사를 이용한 기존 고객에게 다른 캐피털사로 대출 갈아타기를 권유하고 이를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고객은 다소 낮은 금리와 한도 증액이 가능해져 이를 수용하는 경우가 많고 딜러와 에이전시는 고객이 대출을 갈아탈 때마다 캐피털사로부터 중개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과거에도 이 같은 중고차 딜러와 대출 에이전시의 고객 돌려 막기가 적지 않았지만 대부중개수수료상한제 실시로 수입이 줄자 빈도가 더욱 늘었다는 게 캐피털 업계의 관측이다. 캐피털사의 한 관계자는 "대부중개수수료상한제 실시 이전에도 딜러와 제휴점의 고객 돌려막기 행태가 빈번했다"면서 "하지만 상한제로 수수료가 5%로 묶이자 돈줄이 막힌 딜러와 제휴점이 더 조직적으로 이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사가 이 같은 고객 돌려 막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중고차 할부 시장의 경쟁 심화 때문이다. 이미 많은 캐피털사가 중고차 할부 시장에 진입하려고 눈독을 들이고 있어 할부금융 유치를 대신해주는 딜러와 에이전시의 치맛바람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여전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매매상·딜러는 사실상 대출중개업자이지만 금융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이들이 전국 조직으로 담합해 1~2건의 불량 물건과 8~9건의 일반 물건을 섞어 캐피털사와 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금융기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