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의 얼굴에는 삶의 경험과 통찰이 드러나있다.' 매들린 울브라이트 전 미국무장관, 영국 배 우 주디 덴치, 네델란드 작가 딕 부르나(사진 왼쪽부터) 등의 얼굴이 대표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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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지혜는 체험적 지식과 통찰 즉 사람을 통해 전해 내려간다.
나이가 들수록 풍요롭고 느긋한 인상을 띠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예민하고 날카로운 분위기의 얼굴을 한 노인도 있다. 노년의 얼굴이 아름답다고 하는 이유는 골골이 패인 주름에 세상을 살아온 경험에서 녹아난 지혜가 드러나 있어서다.
서른을 갓 넘긴 미국 사진작가 앤드루 저커먼이 세계 정치ㆍ경제ㆍ문화ㆍ예술계를 대표하는 65세 이상의 명사 60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개럿 피츠제럴드 전 아일랜드 총리 등 전직 국가원수를 비롯해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미 정치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최근 작고한 미 정치인 에드워드 케네디, 화가 척 클로스, 영국 여배우 주디 덴치,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로버트 레드포드 등 분야별로 일가를 이룬 명사들의 여유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정치인ㆍ예술인ㆍ학자ㆍ종교인 등 직업별로 인상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독수리처럼 날카로운 눈매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속내를 알아챌 수 없는 헨리 키신저, 강인한 눈빛의 매들린 울브라이트 등 정치인들의 얼굴에는 상대방을 제압할 만한 아우라가 풍겨 나오고, 작가 딕 부르너, 코미디 배우 빌리 코놀리, 배우이자 감독인 로버트 레드포드 등 예술계의 인사들은 한결같이 부드럽다.
60여명의 인사들은 삶과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핵심은 '나는 그저 나일 뿐이다'라는 것과 혼자 잘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라고 입을 모은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좀 더 겸손해져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1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