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오는 2010학년도부터 서울시내 고교 학교군이 현재 11개에서 31개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지금은 11개 지역교육청 단위로 11개 일반 학교군으로 나뉘어 있다. 서울시 교육청은 현 11개 학교군을 단일 학교군, 일반 학교군, 통합 학교군으로 구분해 31개 학교군으로 확대하는 ‘서울특별시 고등학교 학교군 설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2010학년도부터 고교 선택권을 확대 시행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학생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지만 특정 학군과 학교에 쏠림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교육 여건이 우수하고 대학 진학 성적도 좋은 이른바 ‘명문고’ 편중 현상으로 고교 간 서열화를 부추겨 “평준화 체제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교육 관련 기관 정보공개가 시행되면 이 같은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추첨에서 탈락해 원하지 않던 학교에 강제로 배정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은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시 교육청 안에 따르면 일반 학교군 11곳과 서울 전지역을 단위로 하는 1개 단일 학교군에 인접한 2개의 일반 학교군을 묶은 19개 통합 학교군이 새로 생긴다. 예를 들어 강남 학교군의 경우 인근의 강동ㆍ동작ㆍ성동ㆍ중부 학교군과 통합해 기존의 강남 학교군, 강동 학교군 외에 ‘강남ㆍ강동 학교군’ ‘강남ㆍ동작 학교군’ 등의 통합 학교군이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2단계에 걸쳐 가고 싶은 학교를 최대 네 곳까지 선택해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우선 1단계에서 서울 전체 학교 중 두 곳을 골라 지원하면 추첨을 통해 20~30% 정도의 학생을 배정한다. 2단계에서는 거주지 학교군 두 곳을 선택해 지원하며 30~40%의 학생이 추첨 배정된다. 1, 2단계에서 배정 받지 못한 학생은 거주지ㆍ교통편의 등을 고려해 거주지 및 인접 학교에 강제 배정된다. 이번 학교군 재설정은 박부권 동국대 교수팀이 시 교육청 의뢰로 지난해 발표한 학교 선택권 계획안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서울시내 고교 학교군은 지난 1974년 고교 평준화 시행 당시 공동 학교군 1개, 일반 학교군 5개 등 6개 학교군으로 시작해 1988년부터 11개 학교군 체제를 유지해왔다. 시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고교 선택제가 시행되면 지금처럼 거주지 인근 고교에 강제로 추첨 배정되는 게 아니라 서울 전역의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등 학생 배정 방법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학교군을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시는 18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서울시 교육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시 교육청은 학교군 개편이 완료되는 대로 10월 중 단계별 학생 배정비율을 비롯해 2010학년도 신입생 최종 전형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