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년 맞은 국고채 30년물

초기 손실분 대부분 만회… "만기까지 보유 해볼만"


지난 2012년 10월 국고채 30년물 5억원을 매입한 투자자 서모씨는 요새 들어 마음이 조금 놓인다. 1년여 전만 하더라도 손실률이 15%가 넘었는데 최근 원금을 거의 회복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국고채 30년물 가격은 매입 시점 대비 5% 정도 하락한 상태이고 증권사에 지불한 수수료와 세금까지 더하면 손실이 커지지만 지난 2년 동안 연 3% 수준의 이자 수익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손실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장기 투자상품으로 부각됐던 국고채 30년물이 11일로 발행 2년을 맞는다. 한때 대규모 평가손실로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지만 2년간 중간에 매도하지 않고 보유한 초기 투자자는 원금을 거의 회복하거나 일부는 이익을 내는 구간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투자금액을 현금화할 필요가 없다면 만기까지 장기 보유하는 전략을 유지하라고 권고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일 국고채 30년물의 유통 수익률은 3.32%로 장내 시장에서 액면가 1만원 대비 9,472원에 거래됐다. 국고채 30년물이 처음 발행됐던 2012년 9월11일 당시 유통 수익률이 3.02%였고 거래가격이 9,888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동안 약 4.2%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2012년 10월10일 30년물 금리가 2.94%였을 때 매입한 투자자의 경우 평가손실은 5.7%에 이른다. 하지만 2년 동안 연 3%(이표금리) 수준의 이자 수익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중도에 매도하지 않고 보유한 초기 투자자는 거의 원금을 회복했거나 일부는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9월11일 처음 발행된 국고채 30년물은 저금리 시대 유망 상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슈퍼리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6개월마다 연 3%의 이자를 받을 수 있고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시장 강세로 매매차익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증권·KDB대우증권 등 주요 증권사를 통해 2012년 9~10월 두 달 동안 리테일로만 거의 1조원이 팔렸다.

문제는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급속도로 치솟으면서(채권 가격 하락) 불거졌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지난해 8월 30년물 금리가 4%대까지 치솟으면서 무려 15%가 넘는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일부 급전이 필요한 투자자는 원금 손실을 감수하며 중도에 손절매하기도 했다. 이처럼 1년 전만 하더라도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지만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하 등의 호재로 30년물 금리가 내려가면서 손실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고 일부는 원금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국고채 30년물이 초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단기간의 평가 손실에 신경 쓰기보다는 장기 보유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연 3% 수준의 금리를 30년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태근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장기 투자 관점으로 접근한 투자자는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다만 올해 안에 현금이 필요하다면 일부를 매도해 단기채나 물가채로 리밸런싱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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