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부총리 디노미네이션 비판에 직원 "뒷북만 치면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한국은행에서 추진하는 디노미네이션(화폐 액면가 절하)을 비판하자 한은의 한 직원이 이 부총리에 대한 공개비판을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실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기형 한은 팀장은 4일 사내 게시판에 ‘한가할 때만 새로운 일을 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일국의 재정ㆍ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의 입에서 나오는 발언의 수준이 그것밖에 안되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이 부총리의 발언을 건드렸다. 이 부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경제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는데 한가하게 디노미네이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말했었다. 이에 이 팀장은 “재정경제부는 한가할 때만 새로운 일을 하냐”며 “그러니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중장기적 정책은 없고 일이 벌어진 후 뒷북만 치는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고 부동산대책ㆍ신용불량자대책ㆍ신용카드대책 등을 뒷북행정의 예로 들었다. 이 팀장은 “디노미네이션의 경우 공론화를 거쳐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데 3~4년이 걸리며 또한 디노미네이션이 완료되기까지는 5년이 족히 소요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디노미네이션은 이처럼 장시간이 걸리는 중앙은행의 중장기적인 추진과제인데 한가할 때 타령을 하다니…”라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