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삼찬 하나경제硏 연구위원
일본이 장기불황의 와중에도 지난 96년 3.6%의 성장을 기록한 것은 고베 대지진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경기 후퇴기에 발생하는 재난이나 전쟁은 이를 복구하려는 부흥수요를 일으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생산 과잉상태에 놓여 있었으나 '마샬플랜'이라는 유럽부흥계획 덕분에 과잉생산을 해소하고 새로운 수요도 창출할 수 있었다. 당시 부흥수요를 일으켰던 제품은 건축용 철강, 트랙터나 프레스 같은 소위 굴뚝산업제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21세기에 부흥 수요가 일어난다면 품목은 그 때와 달라질 것인데 미국의 한 증권사는 이번 뉴욕 테러사건으로 PC나 서버, 네트워크 기기 등의 IT장비들의 부흥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이러한 부흥수요를 기반으로 IT산업도 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일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네트워크 복구업체나 데이터 저장장치업체들이 강세를 보인 것도 이러한 주장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