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이나 과자류의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 가격을 담합한 제지업체에 1,0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솔제지와 깨끗한나라·세하·신풍제지·한창제지 등 5개 업체에 대해 총 1,05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과 담당 영업인원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지난 2007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4년7개월 동안 91차례에 걸쳐 회합해 판매 가격을 17번이나 담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기준가격을 올리는 것은 물론 거래처에 적용하는 할인율을 낮추거나 조업일수를 줄이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백판지 가격을 높여 받아왔다.

담합 방식도 체계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부장부터 팀장까지 직급별로 모임을 갖고 가격 인상 폭과 할인률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뒤 상대방 회사가 이를 이행하는지까지 감시하는 식이었다. 또한 간사회사까지 따로 지정해 회합을 알리고 불참하는 회사가 있을 경우 합의 내용을 추후에 유선으로 통보했다. 업체별 브랜드 파워에 따라 적절한 판매물량을 유지하도록 조건을 차등화하는 치밀함까지 엿보였다.